철저한 침묵이다. SK와 두산 타선의 중심축을 이루고 있는 박경완(36ㆍSK)과 김현수(20ㆍ두산)가 지독한 부진에 고개를 떨구고 있다. 박경완과 김현수가 살아야 두 팀은 득점루트가 원활해지고, 그래야만 남은 시리즈를 수월하게 풀어갈 수 있다.
박경완은 한국시리즈 2경기에서 7타수 무안타에 삼진 4개로 타격감을 찾지 못하고 있다. 1차전 5번 타순에 배치된 박경완은 삼진 3개를 당한 뒤 2차전에는 8번으로 내려갔다.
4할대 맹타를 휘두르고 있는 3번 박재홍, 4번 김재현과 클린업트리오를 이뤄야 할 박경완이 번번이 득점 찬스를 무산시키면서 SK의 창이 무뎌지고 있다.
박경완이 극심한 타격 슬럼프에 빠지자 투수리드와 주자견제에 지나치게 치중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박경완은 풍부한 포스트시즌 경험을 바탕으로 SK의 젊은 투수들을 잘 리드하고 있고, 올시즌 유일한 4할대 도루저지율(0.436)을 앞세워 두산의 '발야구'를 철저히 봉쇄하고 있다.
그러나 구경백 OBS 경인방송 해설위원은 "수비에 치중하느라 타격이 부진한 것은 박경완 같은 베테랑에게는 해당되지 않는 얘기"라며 "평소 간결한 스윙으로 몸쪽 공을 잘 쳐내는 박경완이 (이번 한국시리즈에서는) 스윙 궤적이 다소 큰 경향이 있다"고 부진의 이유를 분석했다.
두산 타선의 해결사 역할을 해줘야 할 김현수의 부진은 더욱 치명적이다. 김현수는 9번 타석에 들어서 무려 6개의 삼진을 당하며 공격의 맥을 번번이 끊었다.
1차전에서 1타점 적시타를 쳐내긴 했지만 나머지 4타석에서 모두 삼진으로 물러났고, 2차전에서도 4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다. 올시즌 558타석에서 삼진이 40개밖에 안 됐을 정도로 정확한 선구안을 자랑하는 김현수의 갑작스러운 부진에 두산은 적잖이 당황하고 있다.
구 위원은 "김현수는 플레이오프에서 잘 맞은 타구들이 시프트 수비를 펼친 수비수들에게 많이 잡혔다"면서 "이른바 '김현수 시프트'를 지나치게 의식한 스윙을 하다 보니 타격 밸런스를 잃고 있다"고 지적했다.
서정환 MBC ESPN 해설위원은 "김현수가 평소에도 김광현 채병용에게 약한 모습을 보였다. 첫 경기에서 김광현을 상대하면서 타격 밸런스를 잃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29일 오후 6시 잠실구장에서 벌어지는 3차전에는 두산의 좌완 이혜천과 SK의 우완 레이번이 선발 맞대결을 펼친다.
허재원 기자 hooa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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