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불량국가로 지목한 시리아를 처음으로 공격했다. 이슬람 무장세력의 근거지라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최근 시리아가 러시아와 군사협력을 강화하고 있어 미국이 이에 경고를 보내고, 나아가 세계 최대 석유생산지대인 중동에 대한 러시아의 영향력 확대를 좌시하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AP통신 등 외신은 미 특수부대가 26일 헬리콥터를 타고 이라크 국경에서 8㎞ 떨어진 시리아 동부의 알 수카리야 마을을 공격했다고 27일 보도했다. 미군은 이날 오후 4~5시 헬기에서 내려 공사 중인 마을 건물을 습격, 어린이 4명 등 민간인 8명을 사살했다고 외신은 전했다. 시리아 현지 언론은 그러나 숨진 사람이 여성 1명을 포함해 모두 9명이라고 보도했다.
AP통신은 “미군이 북아프리카로부터 시리아로 이어지는 이슬람 무장세력의 연계망 중 한 곳을 목표로 했다”는 미군 관리의 말을 인용해 전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시리아가 작전지점이 이라크 무장대원을 이라크로 송출하는 근거지라는 사실을 오래 전부터 알고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아 미군이 나선 것”이라고 보도했다.
그러나 시리아가 최근 테러 억제에 소극적이라는 지적을 불식시키려 하는데다 유럽 국가들이 시리아를 중동평화의 중재자로 삼으려 한 점 등을 감안할 때 미군의 이번 공격은 의외라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미국은 그 동안 시리아가 비밀 원자로 건설 등 핵개발을 꾀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해왔다. 또 러시아가 미국의 앞마당 카리브해 국가들과 동맹을 강화하는데다 최근 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이 러시아를 방문, 군사협력 강화를 요구한 것 등이 미국의 심기를 건드렸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냉전시대 동맹국 시리아가 옛 소련의 지위를 되찾고자 하는 러시아의 야망을 채워주기 위한 중요 후원국 역할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과 시리아의 관계는 그 이전부터 원활하지 못했다. 시리아가 이라크전쟁 당시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을 돕기 위해 전쟁 물자를 제공하자 부시 정부가 이라크 다음 공격 대상으로 시리아를 거론할 정도였다. 반미ㆍ반이스라엘 체제를 붕괴시켜 중동을 강고한 통제 아래에 둬야 한다는 미국의 야심이 약해진 것도 아니다.
BBC는 “부시 대통령의 임기가 거의 끝나는 시점에서 이번 작전을 수행했다는 점에서 각종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박관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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