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석 에베레스트 원정대의 정상 공격이 난관에 부딪쳤다. 26일을 정상 공격의 D데이로 잡았던 원정대는 시속 50km를 넘는 거센 바람 때문에 해발 7,700m의 공격캠프4(C4)에 발이 묶이고 말았다. 지금으로선 정상 도전은 물론 하산도 불가능한 고립 상황이다.
정상공격조인 신동민, 강기석 대원과 셰르파 2명이 해발 6,500m의 전진베이스캠프(ABCㆍC2)를 출발한 것은 24일 오전. 이들은 이튿날 C3와 C4를 거쳐 루트가 깔린 해발 8,400m의 C5까지 도달했지만 거세게 몰아치는 강풍에 하룻밤 머물 캠프 구축도 여의치 않아 C4까지 다시 내려와야만 했다.
현재 C4에는 산소통과 식량 등이 충분하지 않은데다 강 대원은 손에 동상까지 걸린 상태다. 캠프 주변에 거센 돌풍이 불고 있어 ABC에 있는 대원들의 지원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박영석 대장은 "27일 새벽 이형모 대원이 C4로 출발해 신 대원 등과 합류해 C5로 올라간 뒤 오후 10시께 정상을 공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원정대는 14일 해발 8,400m까지 루트 구축을 마칠 때만 해도 "하늘이 문을 열어주는구나" 하는 희망에 들떠있었다. 하지만 베이스캠프에서 마지막 힘을 충전하던 지난주 예기치 못한 강풍이 몰아쳤고, 그동안 구축해놓은 캠프의 텐트들을 송두리째 날려보냈다. 며칠만 도와줬으면 될 날씨였는데 바람이 앞길을 막아버린 것이다.
처음엔 정상공격조도 박 대장을 포함해 6명으로 구상했으나 캠프 재구축과 물자 수송 등의 부담 때문에 결국 두 명의 대원으로 압축해야 했다. 셰르파들도 강풍에 목숨을 걸 수 없다며 절반 가량이 중도 포기, 하산해 버렸다. 기상 악화와 셰르파 부족 등으로 정상 공격조는 훨씬 큰 부담을 안고 남서벽과 맞서 싸우고 있다.
이성원 기자 sung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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