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극장의 상설 공연인 '완창 판소리'는 1985년 첫 공연 이래 지금까지 23년간 200여명의 명창이 거쳐간 자리다.
판소리 경연대회인 전주대사습에서 2007년 장원(대통령상)을 한 김금미(43ㆍ국립창극단 단원)씨가 이 무대에 첫 도전을 한다. 25일 오후 3시 국립극장 KB청소년하늘극장에서 유성준제 수궁가를 3시간에 걸쳐 완창한다.
토막 소리가 아닌 완창을 하려면 소리꾼은 기량의 최대치를 뽑아내야 한다. 그만큼 힘들지만 소리꾼으로서 실력을 인정받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김씨는 "많은 명창들이 섰던 자리인 만큼 부담스럽고 긴장도 많이 되지만, 산을 하나 넘어간다는 심정으로 열심히 준비했다"고 말한다.
판소리 수궁가는 잘 알려진 대로 토끼와 자라 이야기다. 병든 용왕의 치료약으로 토끼 간을 구하러 나온 자라의 꾐에 빠져 용궁에 갔던 토끼가 꾀를 내어 살아 돌아오는 과정이 익살스럽게 펼쳐진다.
김씨가 들려줄 유성준제 수궁가는 송만갑과 유성준을 통해 내려온 동편제 소리다. 동편제 소리는 섬세한 맛의 서편제와 달리 목소리를 무겁게 하고 소리의 꼬리를 짧게 끊는 굵고 웅장한 장식음이 특징이다.
김씨는 "춘향가나 심청가와 달리 수궁가엔 슬픈 소리가 별로 없다"며 "힘있고 박진감 넘치게 해야 하는 남성적인 소리라 에너지를 쏟아부어야 한다"고 말한다.
그는 어릴 때부터 한국 전통무용을 하다가 25세 때 판소리에 입문했다. 춤을 췄던 덕분에 소리를 할 때 너름새(몸짓)가 특히 좋다는 말을 듣는다.
국립창극단 단원으로 활동하면서 연극과 뮤지컬에도 출연하는 등 판소리의 영역을 넓히는 데 관심이 많다. 이번 완창에서는 이태백, 조용수 두 고수가 북 장단을 친다. (02)2280-4115
오미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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