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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대선 D-8/ 오바마 경합州 모두 우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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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대선 D-8/ 오바마 경합州 모두 우세

입력
2008.10.28 0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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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락 오바마 미 민주당 후보의 압승 무드가 확연하다. 지지율, 백인 표심, 조기투표 등 대선 풍향을 잴 수 있는 지표는 예외 없이 오바마에게 유리하다. 지난주 실시된 16개 여론조사에서 오바마는 존 매케인 공화당 후보보다 평균 8% 앞섰다. 퓨리서치 조사에서는 무려 14%로 차이가 벌어졌다.

플로리다 펜실베이니아 오하이오 등 경합주 ‘빅3’ 중 오바마는 펜실베이니아(11%) 오하이오(8%)에서 안정된 우위를 보이고 있고, 플로리다에서는 4%이상 앞서가고 있다. 플로리다와 오하이오는 2000년 2004년 모두 공화당 후보였던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승리한 곳이다. 경합주를 콜로라로 네바다 버지니아 노스캐롤라이나 등 10여곳으로 넓혀도 결과는 마찬가지다.

정치전문매체 리얼클리어폴리틱스닷컴은 26일 경합주의 선거인단이 모두 오바마의 품에 안길 것으로 전망하면서, 오바마가 당선에 필요한 과반수(270)가 훨씬 넘는 375명의 대의원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했다. 1992년과 96년 빌 클린턴(민주당) 후보가 아버지 부시, 봅 돌 후보를 손쉽게 연파했던 것과 비슷한 양상이다.

오바마 당락의 주요 변수인 백인 유권자들도 속속 오바마 지지로 돌아서고 있다. 온라인 정치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백인들의 오바마 지지율은 44%로 민주당 후보로서는 76년 지미 카터(47%) 이후 최고를 기록했다. 31개 주에서 실시중인 조기투표에서도 오바마를 지지하는 흑인들의 투표율이 폭발적이라고 AFP 통신은 전했다.

오바마, “지금 이대로만”

오바마의 전략은 ‘지금 이대로’이다. 조지 W 부시 정부에서 발생한 최악의 경제위기를 계속 현안으로 부각시키면서 매케인과 부시 대통령을 한통속으로 묶는 것이다. 더 좋을 수 없을 정도로 모든 환경이 그에게 우호적이기 때문에 돌발변수를 관리하면서 추세를 투표 당일까지 끌고 가는 것이 큰 과제가 됐다. ‘표정관리’ ‘부자 몸 조심’이란 말이 딱 어울린다. 매케인의 거센 네거티브 공세에 정면 대응하지 않기로 최근 유세 방향을 바꾼 것도 혹시 불지 모를 역풍, 판세변화의 가능성을 우려해서 이다.

버지니아 대학의 래리 사바토 정치학 교수는 “오바마가 무엇을 새롭게 할 필요가 없다. 해왔던 대로 하면 될 뿐”이라며 “경제위기를 계속 무자비하게 때리면 된다”고 말했다. 프린스턴 대학의 프레드 그린슈타인 교수는 1948년 대선에서 해리 트루먼에게 계속 앞서다 지나친 자신감이 화근이 돼 막판 대역전패를 당한 공화당의 토머스 듀이의 전철을 밟지 말 것을 조언하며 “득의만만한 모습을 보이지만 않으면 된다”고 말했다.

오바마는 25일부터 “미국의 4년 후가 지금보다 나아질 것인가”를 묻는 2분짜리 TV 광고를 내보내고 있다. TV 광고가 통상 30초인 것에 비하면 이례적이다. 오바마는 이 광고에서 “‘당신이 4년전보다 나아졌는가’를 묻지 않겠다. 그에 대한 답을 모두는 알고 있기 때문이다”며 “파당정치, 분열의 정치를 끝내겠다”고 말하고 있다.

매케인은 전혀 언급하지 않으면서 4년 후 오바마의 미국을 국민에게 약속하는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29일에는 저녁 황금시간대에 주요 지상파와 케이블 TV를 통한 30분짜리 선거물이 미 전역의 각 가정에 일제히 방영된다. 같은 시간대에 주요 채널을 이처럼 장시간 ‘구입’하는 것은 1992년 무소속으로 출마했던 억만장자 후보 로스 페로 이후 처음이다.

오바마 캠프의 엄청난 자금력을 보여주는 사례이다. 오바마측은 이날 TV 광고가 이번 대선전의 사실상의 “끝맺는 말”이가 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매케인 "오바마 회의론을 키워라"

사면초가에 빠진 매케인 캠프는 '오바마 회의론'을 확산시키는 것으로 역전의 희망을 키우고 있다. 오바마의 세금공약과 군통수권자로서의 자질부족론을 물고 늘어져 매케인의 상대적 장점을 부각시키는 전략이다. TV 광고도 두 측면에서 오바마를 집중 성토하고 있다.

매케인 후보는 25일 주례 라디오 연설에서 '배관공 조'를 재차 거론하며 '부를 퍼뜨린다'는 오바마의 공약은 중산층에 세금부담을 가중시키는 사탕발림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오바마의 세금정책을 인위적으로 부를 이동시키는 '사회주의'정책으로 몰아 중산층의 증세 거부감을 자극하겠다는 것이다.

오바마를 극단적 진보주의로 덧칠하려는 의도도 보인다. TV 광고에서는 배관공 조가 오바마의 세금정책에 의문을 제기하는 장면에 이어 일제히 자신들이 바로 배관공 조라고 말하는 유권자들의 심각한 표정을 부각시키고 있다. '오바마의 증세는 곧 경제위기 악화'라는 도식을 통해 자신을 나락으로 빠뜨렸던 경제이슈에 대한 역습을 가하겠다는 포석이기도 하다.

공화당전국위원회(RNC)가 25일부터 격전지에 집중적으로 내보내기 시작한 오바마 자질론에 관한 다른 TV 광고는 "오바마가 군을 이끌 준비가 돼 있느냐"를 묻고 있다. 거센 폭풍우가 몰아치는 망망대해를 배경으로 한 광고는 검증되지 않은 사람에게 조타수를 내맡길 경우 어떻게 되겠는가를 암시, 공포심을 자극한다. '오바마가 집권하면 위기의 시험대에 오를 것'이라는 조지프 바이든 민주당 부통령 후보의 이적성 발언이 터져 나오면서 오바마 자질부족론이 탄력을 받고 있다는 게 매케인 캠프의 진단이다.

오바마의 '검은 피부'에 대한 기대감도 여전하다. 인종 때문에 오바마를 거부하는 유권자 비율이 2004년 부시와 존 케리 후보간 지지도 차이였던 2.5%를 넘을 것이라는 분석은 여전하다. 자체적으로 오바마에 5% 정도 열세라고 보는 매케인 캠프는 증세, 자질론 문제에다 피부색 효과까지 등에 업는다면 막판 대역전도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워싱턴=황유석 특파원 aquariu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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