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와 LCD 가격이 끝없이 추락하고 있다. 믿었던 휴대폰마저 내년에는 세계 시장이 축소될 전망이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몰고 온 실물경기 한파가 디지털 코리아를 떠받친 3대 축을 흔들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정보기술(IT) 분야의 주력 수출품목인 반도체와 LCD, 휴대폰의 세계 시장 상황이 날로 악화되고 있다. 3분기를 지나 4분기에는 개선될 것이라는 희망을 가졌으나, 이제는 내년 1분기를 기약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반도체
제품에 따라 원가 이하로 떨어졌거나 원가를 위협할 정도로 가격 하락세가 심각하다. 시장조사기관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16일 현재 512Mb D램 메모리 반도체 가격은 0.59달러, 시장 주력인 DDR2 1Gb D램은 1.31달러에 불과하다. 이미 512Mb D램과 8Gb 낸드플래시는 원가 아래로 추락했다. 원인은 공급 과잉 탓이다. 하이닉스는 내년까지 생산량의 30%를 줄이기로 했다.
문제는 개선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 성탄절, 졸업, 입학을 앞둔 4분기는 전통적으로 IT산업의 성수기이지만, 올해는 세계적인 경기 침체로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아 판매가 신통치 않을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512Mb D램이 0.5달러 이하로 떨어지는 것은 시간 문제이며 1Gb D램도 1달러 이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도 D램만 놓고 보면 3분기 적자가 예상된다.
▦LCD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올해 4월 42인치 LCD 패널의 판매 가격은 511달러였지만, 이달 들어 410달러로 불과 6개월 새 100달러가 떨어졌고 연말이면 375달러로 하락할 전망이다. LG디스플레이는 8월부터 10% 가량 감산했고, 삼성전자도 최근 노트북 등 IT분야의 LCD 수요를 5% 줄였다. 권영수 LG디스플레이 사장은 "내년에도 시장 수요가 좋지 않다면 감산하겠다"는 입장이다.
업계에선 LCD 가격 하락이 내년 상반기에도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권 사장은 "4분기도 3분기와 비슷한 수준의 하락이 이어지고 내년 6월에 가격이 반등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디스플레이서치도 42인치 LCD 패널 가격이 내년 4월까지 355달러로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휴대폰
메릴린치와 JP모건은 최근 보고서에서 내년 세계 휴대폰 시장이 올해보다 각각 5%, 3.9% 감소할 것으로 봤다. 휴대폰 교체 비율이 줄면서 선진 시장의 수요가 크게 위축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삼성전자는 신흥시장을 중심으로 중ㆍ저가폰 위주의 판매 전략을 펼쳐 3분기 판매대수는 5,000만대를 넘어서지만, 영업이익률은 8~9% 등 한 자릿수로 떨어질 전망이다.
최연진 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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