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각국의 중앙은행이 앞 다퉈 금리를 추가로 인하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저금리가 가져올 수 있는 인플레 우려에도 불구하고 우선 실물경제가 금융 위기로 휘청거리는 것을 막아보자는 절박감을 반영하고 있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28, 29일 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어 기준 금리를 현재의 1.5%에서 0.5% 포인트 인하한 1.00%로 낮출 것이라고 AP통신 등 외신이 보도했다.
이렇게 되면 미국의 기준 금리는 2003년 이래 가장 낮은 수준이 된다. 앨런 그린스펀 당시 FRB 의장은 2003년 6월 기준 금리를 1.00%로 낮춰 부동산 시장과 주식 시장을 살리는 데 기여했지만 버블도 키웠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일각에서는 인하폭이 최대 0.75% 포인트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미 투자은행(IB) 리먼 브러더스 파산 사태 이후 9, 10월 한차례씩 기준 금리를 인하해 현재 6.93%를 유지하고 있는 중국 인민은행은 연말까지 두 세 차례 더 금리를 인하할 태세다. 중국은 급속한 경제 성장에 따른 인플레를 막기 위해 기준 금리를 2004년 5.58%에서 지난해 12월 7.47%까지 올렸었다. 내달 5일 주요국 금융정상회의나 국무원 경제조정회의를 전후로 금리가 추가로 인하될 가능성이 높다.
유럽중앙은행(ECB)은 다음달 6일 금리정책회의에서 기준 금리를 현재의 3.75%에서 0.5% 포인트 인하할 것으로 보인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ECB는 8일 미국, 영국 등 주요국의 금리 인하에 발맞춰 기준 금리를 4.25%에서 0.5%포인트 인하했다. 이 신문은 ECB가 금리 인하를 몇 차례 더 단행해 연말까지 기준 금리를 2.5%까지 떨어뜨릴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영국 중앙은행도 다음달 6일 열리는 회의에서 현재 4.5%인 기준 금리를 0.5%포인트 인하해 4.00%로 낮출 것으로 보인다. 영국도 금리인하를 몇 차례 더 단행해 연말까지 기준금리를 3.5%까지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고든 브라운 영국 총리는 27일 "유가 하락으로 인플레이션 압박이 완화된 덕분에 영국을 포함해 세계 각국의 통화 당국이 금리를 인하할 여지가 생겼다"고 밝혔다.
일본은 기준금리 0.5%로 선진국 중 가장 낮은 수준이어서 금리를 더 인하할 여지가 없어 고민에 빠져 있다. 일본은 물가 상승률을 감안하면 사실상 마이너스 금리 시대를 맞고 있다.
각국의 중앙은행은 기준 금리를 인하해 시중에 유동성을 공급, 침체된 경기와 주식 시장이 부양되기를 기대하고 있지만 효과는 두고 볼 일이라는 지적이다. AP통신은 "각국 경제에는 공포감이 확산돼 있어 금리인하에도 불구하고 시중 은행이 돈을 풀지 않는 등 금리와 실물 경기가 따로 움직이고 있다"며 "시장에 어느 정도의 신뢰감이 형성되느냐에 따라 금리 인하의 효과가 결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미 정부는 이번주 중으로 씨티그룹, JP모건체이스, 골드만삭스 등 9개 은행에 1,250억달러를 투입할 예정이다. 이는 3일 미 의회를 통과한 구제금융 7,000억달러가 구체화되는 첫번째 사례다.
베이징=이영섭특파원
도쿄=김범수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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