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어제 임시 회의를 열어 기준금리를 5.0%에서 4.25%로 0.75%포인트 내렸다. 금리 인하폭은 사상 최대다. 임시 금통위를 연 것도 2001년 미국의 9ㆍ11사태 이후 7년 만이다.
금통위는 또 은행이 자금 조달을 위해 발행한 은행채와 토지공사와 주택공사 등이 건설업계 지원을 위해 발행한 특수채 5조~10조원 어치도 은행과 공기업이 나중에 되사는 것을 조건으로 매입키로 했다. 총액한도대출금리를 0.75%포인트 인하해서 은행의 중소기업 대출 여력도 높이기로 했다.
금통위로서는 금융위기와 실물경제 침체를 동시에 돌파하기 위해 쓸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카드를 내놓은 것이다. 금융위기가 빠르게 실물경제로 전염되는 비상 상황에서 물가보다 금융시스템 붕괴 차단과 경기침체 타개에 무게를 두는 이번 조치는 타당하다.
시장의 예상을 뛰어 넘는 10ㆍ27 충격요법으로 가계와 기업의 금리 부담이 낮아지고, 은행권의 원화유동성 경색도 풀릴 것으로 보인다. 한은은 미국 금융위기 확산 이후 ‘찔끔찔끔’ 금리정책과 정부와의 갈등으로 시장의 신뢰를 잃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위기 대처에 오불관언(吾不關焉)한다는 비판을 받아온 한은이 뒤늦게나마 돈맥경화 해소에 팔을 걷어 붙이고 나선 것은 다행이다.
그러나 이번 대책만으로는 파도처럼 밀려오는 금융 및 실물경제 위기를 극복하는 데 한계가 있다. 이번 주는 10월 무역수지, 실물경기 종합대책 발표가 예고돼 있다. 한국경제가 회생의 전기를 마련하느냐, 날개도 없이 추락하느냐의 분수령이 되는 한 주간이다. 정부와 한은은 더 이상의 갈등과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여선 안 된다. 팀워크를 바탕으로 선제적인 조치들을 내놓아 시장의 불신을 제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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