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을 패닉상태로 몰고 가고 있는 '공포'의 중심엔 한국경제 자체에 대한 불안감이 자리잡고 있다. 우리나라의 대외적 국가신용위험, 일종의 국가부도위험이 점점 상승하고 있는데, 이는 '신용디폴트스와프(CDS)'란 지표를 통해 반영된다.
하지만 시장 전문가들은 CDS로 나타나는 한국경제의 모습과 실제 펀더멘털과는 상당한 괴리가 있으며, CDS에 대한 맹목적 추종이 상황을 더 악화시킬 수 있다고 경고한다.
CDS란?
블룸버그에 따르면 지난 10월1일만 해도 2%가 채 안되던 5년 만기 한국 국고채 CDS 프리미엄은 지난 23일 6%대(6.054%)로 진입하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현재 국내증시는 CDS프리미엄이 상승할수록, 주가가 기계적으로 곤두박질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CDS란 채무자가 만기일에 돈을 갚지 못할 경우를 대비, 채권자가 금융기관에 들어두는 보험성격의 파생상품이다. 채권자는 보험료에 해당하는 프리미엄을 금융기관에 주고 만일 디폴트(부도)가 생길 경우 손실액을 금융기관으로부터 보상 받는다. 따라서 부도가능성이 높을수록 CDS 프리미엄도 높아진다.
우리정부가 발행한 국채인 국고채를 매입한 외국기관 역시 CDS를 발행해 부도위험에 대비한다. 국고채 CDS 프리미엄이 한달새 3배 이상 뛰었다는 건 그만큼 한국정부의 상환능력에 대한 해외 금융기관들의 불신이 갑자기 커졌다는 걸 의미한다.
'CDS 프리미엄상승=주가폭락'으로 이어지는 것은 높아지는 우리나라의 국가부도위험에 공포를 느낀 외국인들이 증시에서 돈을 빼고 있기 때문. 이처럼 10월 한달 동안 CDS 지표는 국내 금융시장에 '보이지 않는 손'으로 작용해왔다.
믿을 만한 지표인가
전문가들은 CDS 프리미엄도 시장에서 매겨지는 가격이므로, 심리적 요인에 큰 영향을 받는다고 지적한다.
최근 CDS프리미엄의 상승은 한국경제에 대한 외국인들의 체감도와 맞물려 있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지난 1년간 코스피지수는 54% 떨어졌지만, 환율급등과 맞물리면서 달러로 환산한 하락률은 70%가 넘는다. 즉, 우리나라의 부채상환능력과는 무관하게 외국인이 입은 손실로 인한 심리적 공포가 CDS 프리미엄 상승의 한 요인이 됐을 거라는 분석이다. 즉, 외국인들의 불안감→주가하락→CDS프리미엄상승→불안감 증폭→주가 추가하락→CDS프리이멈 확대의 악순환이 빚어지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우리나라의 CDS프리미엄이 지나치게 높게 형성되어 있다는 점이다. 23일 현재 한국 5년물 국고채 CDS 프리미엄(6.054%)은 러시아(10.375%), 베트남(9.442%)보다는 낮지만, 말레이시아(4.677%)나 타이(4.517%)보다 높다. 만일 이 지표를 그대로 믿는다면 우리나라의 국가부도 가능성이 말레이시아, 타이보다 크다는 얘기가 된다.
삼성경제연구소 전효찬 연구원은 "우리나라 은행의 단기외채가 많은 편이고 실물경제 역시 수출 의존도가 높다는 외신보도가 해외투자자의 불안을 키울 수도 있다"며 "CDS 가격은 그날 시장을 반영하는 것일 뿐이며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국가신용등급이 내려가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문준모 기자 moonj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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