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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경제 위기/ 新 브레튼우즈 체제 美·유럽 동상이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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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경제 위기/ 新 브레튼우즈 체제 美·유럽 동상이몽

입력
2008.10.28 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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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달 15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리는 선진ㆍ신흥시장 20개국(G20) 정상회담이 확산 일로의 글로벌 금융위기에 새로운 전환점이 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실질적 해결책을 내놓기엔 시간이 너무 촉박하지만, 그렇다고 선언적 세레모니로 끝나기엔 세계경제의 흐름이 너무 절박하다. 세계경제의 85%를 차지하는 국가 정상들이 모이는 자리인 만큼, 어떤 형태로든 알맹이 있는 방안이 나올 것이란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유럽 국가들이 주창하고 있는 신(新) 브레튼우즈 체제의 창설 논의가 진전될 수 있을지, 또 우리나라를 포함한 신흥국들이 국제금융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할 수 있을지 등이 주된 관심사다. 이 과정에서 미국과 유럽간 물밑 힘겨루기도 예상된다.

고든 브라운 영국 총리,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 등이 적극 주장하고 있는 '신 브레튼우즈' 체제는 아직 모습이 구체화하지는 않았지만, 좀 더 강력한 권한과 감독 기능을 가진 국제금융 체제의 등장을 염두에 두고 있다. 이번처럼 금융위기가 전세계적으로 급속히 전염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서는, 예를 들어 '슈퍼 국제통화기금(IMF)'의 출범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지난 60년 이상 유지돼 온 현 브레튼우즈 체제는 미국 중심의 '달러 유일 기축통화 체제'다. 미국의 달러 발권력과 정치적 리더십을 바탕으로 세계 경제 질서가 유지돼 온 것이다. 뒤집어 말하면, 유럽 정상들은 신 브레튼우즈 체제를 통해 '다극 기축통화 체제'로의 전환, '다극 리더십으로의 전환'을 미국측에 압박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미국 입장에서 현 브레튼우즈 체제 내의 수술이라면 모를까, 전면적 개편에 동의할 리는 만무하다. 윤덕용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연구위원은 "유로화의 안정성이나, 유럽 국가들의 정치적 리더십이 모자라기 때문에 여전히 미국 주도의 국제경제 질서는 유지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지금의 금융위기를 촉발한 미국이 일부 양보해서 현 체제 내에서 금융감독을 강화하는 협력기구를 만드는 정도의 대안이 마련되지 않겠느냐"는 설명이다.

그런 점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22일자 프랑스 일간지 르 피가로와의 인터뷰에서 새로운 국제기구의 창설 필요성을 역설한 것도 지나친 확대 해석은 경계해야 한다. 굳이 미국과 유럽, 두 고래의 싸움에 새우등 터지는 선택을 할 가능성은 많지 않아 보인다.

이 보다는 선진 7개국(G7) 등 선진국 중심의 국제금융 체제에서 우리나라 같은 신흥국의 위상 강화에 더 방점을 찍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정부 한 관계자는 "G7 정상들이 금리 인하 등 공동보조를 취했지만 금융위기 사태는 더욱 악화됐다"며 "아시아 신흥국의 협조 없이는 위기 극복이 어렵다는 점이 여실히 드러난 것이 아니냐"고 했다.

이에 따라 이번 G20 정상 회의는 선진국 중심의 위기 돌파 방식이 드러낸 한계를 적극 지적하고 우리의 위상 강화를 노리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 브레튼우즈 체제란

2차 세계대전 말인 1944년 서방 44개국 지도자들이 미국 뉴햄프셔주 브레튼우즈에 모여서 만든 국제통화체제. 미국 달러화를 금으로 바꿔주는 금 태환제 도입,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World Bank)의 창설 등을 골자로 한다. 미국이 1971년 베트남 전쟁에서의 막대한 비용을 이유로 달러의 금 태환제를 포기하면서 사실상 붕괴됐지만, 여전히 국제금융 체제의 기본 축으로 남아있다.

이영태 기자 yt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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