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현동 고시원 살인 사건'으로 희생된 중국동포들의 유가족이 보상은커녕 장례비용도 마련하지 못해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이번에 숨진 중국동포는 이월자(50), 박정숙(52), 조영자(53)씨. 이 가운데 이씨(순천향대병원)와 박씨(강남성모병원)는 유족들이 도착해 빈소라도 마련했지만, 조씨의 시신은 유족도 없이 아직 병원 냉동실에 보관돼 있는 상태다.
임신 8개월인 딸과 함께 22일 서울에 도착한 고 박정숙씨의 남편 차영선(52)씨는 본인 또한 간경화를 앓고 있는 가운데 비보를 접했다. 차씨는 자신의 치료비를 보내오던 부인을 위해 강남성모병원에 빈소를 마련했지만 당장 비용마련이 막막한 처지다.
차씨는 23일 현장검증이 실시된 논현동 D고시원 앞에서 "하루에 100여만원씩 들어가는 장례비용을 어디에서 구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조선족은 중국에서처럼 한국에서도 이방인"이라고 한탄했다. 고 이월자씨의 동생 순자(46)씨도 "아버지 고향에서 돈 벌어 보겠다고 왔는데 생죽음을 당했다"고 애통해 했다.
중국동포 피해자측은 이날 대책위원회를 꾸려 정부의 보상을 요구하고 모금운동을 벌이기로 했다. 대책위원회 대변인을 맡은 외국인이주노동협의회 공동대표 김해성 목사는 "정부가 합동분향소를 설치하고 적절한 보상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경찰관계자는 보상과 관련, "해당 건물이 화재보험에 가입한 것은 확인이 됐지만, 과실로 인한 피해만 보상이 가능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번 사건은 방화에 의한 것이어서 보상이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방화 살인범 정모(30)씨에 대한 이날 현장검증은 유족들의 거센 항의 속에 1시간만에 마무리됐다.
송태희 기자 bigsmil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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