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취학 기준일 변경으로 내년에 입학하는 취학자 수가 급감하면서 예상치 못한 문제들이 발생하고 있다. 신입생 모집을 앞둔 사립초등학교들은 학생 충원을 걱정하고, 학교별 학생 수 불균형 현상도 심화할 것이란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교육과학기술부에 따르면 내년 초등학교 입학 적령 아동은 45만2,000여명으로 올해 입학 한 54만3,000여명에 비해 9만여명 감소할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2010학년도부터 취학기준일이 3월1일에서 연 나이 기준(1월1일~12월31일)으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완전 변경에 앞서 한시적으로 기존 취학기준일을 적용하는 2009학년도에는 2002년 3월~12월생만 입학이 가능해 취학자 수가 크게 줄게 됐다.
당장 다음 달 3일부터 원서접수에 들어가는 사립초등학교들은 비상이 걸렸다. 거주지에 따라 신입생을 배정하는 공립초와 달리 사립초는 매년 전형 요강을 발표하고 추첨에 의해 학생을 모집한다. 그러나 올해는 취학자 감소의 여파로 통상 12월 초에 실시하는 입학전형 일정을 한 달 가량 앞당겨 실시하는 등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특히 사립초도 명문과 비명문 간에 선호도 격차가 뚜렷해지는 추세여서 인기가 시들한 학교들의 시름이 더해지고 있다. A초등학교 관계자는 "지난해 입학 경쟁률이 모집정원에 겨우 턱걸이해 올해는 일찌감치 입학설명회를 실시하고 횟수도 늘렸지만 문의는 오히려 뜸하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일부 사립초들은 학교를 소개하는 홍보 영상물을 홈페이지에 게시하거나 입학 설명회를 알리는 플래카드를 곳곳에 내거는 등 학생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다.
최근 경기 침체의 영향도 학부모들의 관심을 떨어뜨리는 요인이다. 정진해 전국사립초등학교교장회 회장은 "수익자 부담으로 운영하는 사립초의 특성상 경기의 움직임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사립초는 입학금(60만~100만원)과 별도로 분기당 수업료도 100만원을 넘는 곳이 많아 학부모들의 경제적 부담이 큰 편이다.
취학자 감소에 따른 수급 불균형 현상도 우려된다. 최근 서울시교육청 조사를 보면 서울 시내 초등학교의 학급당 학생 수는 최대 3배 가까이 차이가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도심에 위치한 학교들은 학생 수가 매년 줄고 있는 반면, 뉴타운 개발 등으로 특정 지역에 인구가 대거 유입되면서 신설 학교는 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기존 학교의 이전이나 통ㆍ폐합은 더뎌 학교별 학생 수 격차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취학자 수가 일시적으로 감소했지만 그만큼 조기 입학이나 취학 유예 절차도 간편해져 수급 대란과 같은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이삭 기자 hiro@hk.co.kr
아침 지하철 훈남~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