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의 24일 아시아ㆍ유럽정상회의(ASEM)의 발언에는 두 가지 메시지가 담겨 있다. 국제통화기금(IMF) 등 기존 국제기구의 개편이 필요하다는 점과, 그 개편과정에서 한국 등 신흥국의 입장이 반영돼야 한다는 점이다. 이 대통령은 이어 다음달 미국 워싱턴에서 개최되는 주요 20개국(G20) 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을 강조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국제금융질서 개편과 관련해 이 대통령이 거듭 목소리를 내는 것은 새롭게 재편되는 국제경제질서에서 소외되지 않고 한국이 일정 부분 영향력을 행사해야 한다는 목적에 따른 것이다. 그러나 이는 유럽발 신브레튼우즈 체제 논의에 한국이 직접 뛰어들어 유럽 국가들과 함께 기구 창설을 이끌겠다는 뜻은 아니다.
이보다는 일단 한계를 드러낸 IMF 체제의 개편 필요성을 부각하면서 신흥국 참여를 강조하는 것이 향후 한국의 입지를 넓히는 데 효과적일 것이란 현실론적 판단을 하고 있는 것이다. 신브레튼우즈 체제는 IMF를 주도하는 미국이 부정적 시각을 갖고 있는 데다 유럽국가 간 이견이 적지 않아 전망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이 대통령은 또 이날 발언에서 치앙마이 이니셔티브(CMI) 공공기금 조성 노력을 강조한 것도 한국 주도의 새로운 기구 창설보다는 기존에 논의돼 온 아시아 국가 간 협력체를 보완 발전시키는 것이 최근 상황에 맞춰 효과적일 것이란 판단에 따른 것이다. 즉 ASEM을 기점으로 대외적으로는 IMF 체제 개편 과정에서 주도적 역할을 자임하면서 내부적으로는 CMI를 통해 아시아 국가 간 공조를 확보하는 이중적 금융 안전장치 마련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와 관련, “이 대통령이 이번 세계적 경제 위기 극복 과정에서 적극적 역할을 함으로써 국내 경제도 살리고 국가 위상도 높인 점이 주목된다”면서 “이번 회의에 참석한 각국 정상들도 이 대통령의 노력에 관심과 지지를 보내고 있다”고 자평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베트남 덴마크 폴란드 정상들과도 잇단 정상회담을 갖고 미국발 금융 위기 타개를 위한 공조 필요성을 역설했다.
한ㆍ베트남 정상회담에서 이 대통령은 현지에 진출 중인 1,500여개의 한국 기업에 대해 베트남 정부 차원의 관심과 지원을 요청했고 응웬 떤 중 총리는 한국이 3년 간 10억달러 규모의 개발원조금을 지원하는 데 대한 사의를 표했다.
포 이 대통령은 아너스 포 라스무센 덴마크 총리와 한국과 유럽연합(EU)의 협상에 대한 조속한 타결에 양국이 노력키로 의견을 모았고, 도날드 투스크 폴란드 총리와의 회담에서는 경제교류 확대를 위한 양국 정부의 지속적 노력에 의견을 같이 했다.
베이징=염영남 기자 liberty@hk.co.kr
아침 지하철 훈남~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