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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창립 50주년 맞는 국내 최장수 동아리 '파인트리클럽'/ "효과적 영어학습·선후배간 유대가 장수 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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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창립 50주년 맞는 국내 최장수 동아리 '파인트리클럽'/ "효과적 영어학습·선후배간 유대가 장수 비결"

입력
2008.10.28 0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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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장수 동아리인 파인트리클럽(Pine Tree Club. PTC)이 내달 1일 창립 50주년을 맞는다. '언제나 변함없는 푸른 소나무'란 뜻을 가진 이 동아리는 1958년 11월께 대학생 9명이 영어회화 공부와 친목도모를 위해 모인 것이 출발점이 됐다. 당시 영어교재와 테이프도 구하기 어려워 미국공보원(USIS)의 협조를 받아 영어공부를 할 수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많은 학생들이 동아리에 가입했다. 1961년에 대구, 1967년에 부산, 1968년에 광주지부가 생겨날 정도로 전국적인 관심을 끌었다.

대구 파인트리클럽 창립멤버였던 한장성(68)씨는 "1961년 8월 초에 대구역 앞 미국 공보원 게시판에 '대구 파인트리클럽' 회원모집 광고가 붙었을 때 영어학습에 목말라 있던 대학생들이 너도나도 가입하려 했다"고 당시 상황을 회상했다. 그는 "당시 대구지역의 외국인이라곤 미8군 군인밖에 없었던 상황에서 외국인 선생님을 만나고, 구하기 힘든 라디오를 통해 AFKN 방송을 들을 수 있었다는 것은 흔치 않는 기회였다"고 말했다. 그는 또 "30여명의 회원들이 모임 후 회식을 할 때 당시만해도 익숙치 않던 '더치페이' 문화를 처음 받아들여 부담없이 회포를 풀었던 추억이 생각난다"며 웃음을 지었다.

1960년 3월에 클럽에 가입한 박명윤(69) 파인트리클럽 총재는 "당시 명동의 한 영어회화학원을 다닐 때 원어민 여선생님의 권유로 클럽을 알게 되었다"며 "영어테이프도 돌아가며 들을 정도의 열악한 환경 속에서 원어민들의 강의와 2시간 동안의 영어토론은 지금 생각해도 가장 효과적인 영어학습 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PTC가 반세기 동안 지속될 수 있었던 이유는 "효과적인 영어학습법과 선후배간의 끈끈한 연대"라며 "앞으로 모임이 계속돼 100주년 행사도 성대히 열렸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아울러 그는 "현장에서는 별 도움이 안 되는 영어시험 성적을 올리는데 너무나 많은 사교육비가 드는 현실이 안타깝다"며 "파인트리클럽과 같은 동아리가 많이 생겨 부담 없으면서도 효과적인 영어학습문화가 정착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파인트리클럽은 현재 1만명 이상의 회원이 가입되어 있고 고등학생부터 대학생, 직장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연령대 회원들이 각계각층에 포진해 있다. 회원 중에는 한나라당 강재섭 전 대표, 김부겸 민주당 의원,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 권태신 국무총리실 사무차장 등이 있다.

윤재웅 기자 juyo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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