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경제에 정통한 블룸버그통신 칼럼리스트 윌리엄 페섹이 "올해 3월 베어스턴스를 파산시킨 악령이 한국을 휘감고 있다"고 24일 기명칼럼에서 경고하고 나섰다.
페섹은 "베어스턴스가 위험한 거래로 막대한 손실을 입었지만 사실보다 과장된 파산설이 인터넷상에 확산되면서 결국 소문을 사실로 만들었다"며 "유사한 괴소문이 점점 한국 경제를 실제 위기로 몰아넣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 징후는 85년 전통의 베어스턴스가 결국 위기설을 틈탄 헤지펀드와 투기꾼들의 공격에 무릎을 꿇었듯이, 헤지펀드들이 아이슬란드에 이어 한국을 다음 공격목표로 삼으려 하는 데서 찾을 수 있다고 페섹은 주장했다.
이는 최근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가 "한국은 아시아에서 가장 공격 받기 쉬운 나라"라고 경고와 맥을 같이 하고 있어 단순한 개인 견해로 치부하기 어렵다. 한국의 은행들이 단기외채를 과도하게 늘리는 1997년의 실수를 반복해 헤지펀드 공격에 취약성을 노출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또 그는 수출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은 점도 한국의 대외 위기 대응력을 약화시킨다고 지적했다. 싱가포르의 투자자문사 포어케스트 다니엘 서 연구원의 "금융위기는 전세계적 현상이지만, 아시아 국가 중에서는 한국이 가장 큰 타격을 받고 있다"는 분석을 소개하기도 했다.
페섹은 "한국 정부 관계자들은 위기설을 보도하는 언론들을 비난하고 있지만, 남의 탓에 그칠 것이 아니라 그보다는 왜 그토록 많은 해외 언론이 부족한 근거를 가지고도 한국 위기설을 집중 보도하는지를 유의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한국 정부의 안일한 대응이 위기를 더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다. 페섹은 끝으로 "이명박 대통령이 대기업CEO 출신답게 과감한 대응책을 즉시 추진해 '한국은 위기 상황이 아니라는 점'을 투자자들에게 설득시켜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정영오 기자 young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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