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이 대우조선해양을 품에 안으면서 제2의 도약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특히 대우조선 인수로 한화그룹은 재계 판도를 흔들며 향후 5대 그룹으로의 도약이라는 비전을 실현시킬 강력한 엔진을 장착하게 됐다는 평가다.
하지만 한화가 예상밖의 무리한 인수금액을 써내 인수 자금 마련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과 노조의 반발이 우려되는 등 본 계약까지 적지않은 난관이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대두되고 있다.
또 한번의 M&A로 재계 순위 요동
국내 대표 인수ㆍ합병(M&A)기업으로 꼽혀온 한화는 대우조선 인수로 단번에 재계 톱10에 진입할 기회를 잡았다. 올해 4월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한화그룹(20조6,000억원)과 대우조선(8조7,000억원)의 자산규모를 합칠 경우 29조3,000억원으로 금호아시아나 그룹(26조7,000억원)와 한진그룹(26조3,000억원)는 물론 KT(27조1,000억원)까지 제치고 재계 12위에서 단숨에 9위(공기업 제외)에 오른다. 공기업이었다가 민영화된 포스코와 KT를 제외한 재계 서열은 8위다.
하지만 향후 대우조선의 성장에 따라 향후 재계 서열 5위까지 넘볼 수 있다. 실제로 올해 6월 대우조선의 자산규모가 10조4,000억원을 넘어서며 자산 합계가 31조원에 달해 7위 현대중공업(30조1,000억원)을 제치고 6위인 GS그룹(31조1,000억원)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
한화그룹이 계획대로 2012년까지 대우조선의 매출을 올해의 2배인 20조원까지 늘릴 경우 롯데그룹을 제치고 명실 상부한 재계 '톱 5'에 오를 수 있다는 계산이다.
그룹의 성장 축이 확 바뀐다.
대우조선을 인수하면 한화는 그룹자체의 사업 포트폴리오도 전면 개편된다. 현재 한화의 3대 주력사업은 대한생명을 축으로 하는 금융과 한화석유화학을 중심으로 한 제조업, 그리고 한화리조트와 한화건설의 서비스ㆍ건설이다.
하지만 대우조선이 계열사에 편입되면서 그룹의 성장축은 금융(대한생명)과 중공업(대우조선ㆍ한화석유화학), 레저(한화리조트)등 3대 축으로 리모델링 된다. 이를 위해 한화는 한화석유화학의 플랜트와 에너지 개발 사업을 대우조선으로 집중해 종합 중공업회사로 성장시킨다는 계획이다. 한화는 이를 통해 2017년까지 대우조선의 매출을 그룹 전체의 35%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대우조선의 성장을 기반으로 그룹 매출도 2017년 100조원을 달성한다는 방침이다.
남은 과제, 만만치 않다.
앞으로 남은 최대 과제는 현금 확보다. 현재 한화그룹은 현금성 자산 2조원에 시흥매립지 등 자체 부동산 유동화, 대한생명 상장 등으로 4조원을 자체 조달하고, 3조원을 차입하겠다는 계획이지만 국내 자금경색으로 난관이 예상된다. 특히 산업은행이 한화의 입찰 가격이 예상보다 높았다고 밝혀 능력이상으로 무리하게 인수하려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장일형 한화그룹 부사장은 이와 관련,"현재 국민연금과 접촉해 협상에 들어갈 것이며 해외투자자들도 참여하겠다는 뜻을 전해 와 자금조달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향후 조선경기가 하락세를 탈 것이라는 전망도 한화의 어깨를 짓누르고 있다. 금융위기가 실물경기로 전이되면서 수주량이 눈에 띄게 줄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한화그룹 측은 대우조선 자체 일감만 3년치가 넘고, 세계 최대 선주들인 그리스 선박회사들과 돈독한 관계를 형성해 온 만큼 인수 후 수주에도 문제가 없을 것으로 자신했다. 하지만 조선업계에서는 "향후 대우조선이 가진 부실자산과 대규모 신규 투자까지 감안할 경우 한화의 부담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외에도 회사경영 참여를 요구해 온 대우조선 노조와 지분 참여를 선언한 우리사주조합 등과의 관계도 풀어야 할 숙제로 남았다.
한편 우선협상 대상자 선정 발표 직후 김승연 회장은 "인수작업은 지금부터 시작한다는 각오로 마지막까지 선전해 달라"며 인수전에 만전을 기할 것을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손재언 기자 chinas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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