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가장 많은 한자와 단어가 수록된 '한한대사전'(漢韓大辭典)이 30년만에 완간돼 우리 손에 들어온다.
단국대 동양학연구소는 28일 오전 서울 중구 태평로2가 서울프라자호텔 그랜드볼룸에서 '한한대사전' 완간 기념식을 연다고 24일 밝혔다.
16권, 페이지수 2만1,549쪽 분량의 단국대 '한한대사전'은 한자 글자수 5만5,000자와 단어 45만개를 담고 있어 단연 세계 최대 규모이다.
현재 세계 한자어 사전을 삼분하는 일본 모로하시 데쓰지(諸橋轍次, 1883~1982)의 '대한화사전'(大漢和辭典ㆍ13책 4만9,000자 40만 단어)과 대만의 '중문대사전'(中文大辭典ㆍ10책 5만자 40만 단어), 중국의 '한어대사전'(漢語大詞典ㆍ13책 5만6,000자 37만 단어)을 표제어와 수록단어에서 모두 능가한다고 연구소는 밝혔다.
연구소는 이 대사전이 백과사전식 편집법으로 인명, 지명, 제도명, 관직 및 의학, 건축에 이르는 한자 어휘를 모두 수록해 원전해독에 유용하다고 밝혔다.
특히 사전에는 '乭'(돌)과 같은 한국식 한자 등 1만여 자의 신출자도 보강했다. 또한 사전을 편찬하면서 서체가 지원되지 않는 한자가 너무 많아 솔트웍스(옛 서울시스템)에 의뢰해 6만2,000여 자의 서체를 새로 제작해 사용했다.
단국대가 이 사전을 펴내는 데는 꼬박 30년이 걸렸다. 1978년 장충식 당시 단국대 이사장이 일석(一石) 이희승(1896~1989) 박사를 영입해 시작한 편찬사업이 마침내 결실을 맺은 것이다.
투입된 비용과 인력도 엄청나다. 단국대 자체 예산 285억원과 국가보조금 25억 등 총 310억원이 들었으며, 하루 평균 25명의 전문가 등 연인원 20여만 명이 동원됐다.
위기도 있었다. 1993년 천안단국대 병원을 짓다 단국대 학교법인이 부도를 겪어 편찬사업이 중단될 위기에 처하기도 했다.
동양연구소 관계자는 "사전 완간으로 편찬사업이 끝난 것은 아니다"며 "한자 서체를 새로 디자인하고 데이터베이스(DB)를 구축해 온라인을 통한 사전 대중화에 이바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한대사전 완간을 이끈 장충식 명예총장은 "대사전은 민족을 대표하는 사업으로서 가치가 있다"며 "앞으로 과학, 의학, 정치 등 분야별 간례사전을 펴내 전문가와 학생들이 쉽게 이용할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단국대는 초판으로 16권 2,000질을 인쇄했으며 일반에는 155원만에 판매할 계획이다.
이범구 기자 gogum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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