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반 동안 일회용 종이컵을 하나도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이제는 전국을 누비며 이웃에도 동참을 권하고 있습니다."
대전에서 수학 관련 책자 집필과 강연 등을 하는 김창현(44)씨가 아들 영규(11ㆍ대전유평초4)군과 함께 '종이컵을 사용하지 말자'며 전국 대장정에 나섰다. 이들 부자는 18일 대전을 출발, 30일 부산역에 도착하기까지 290㎞를 두 발로 걸으며 스테인리스로 만든 '환경컵'을 시민들에게 손수 나눠주고 있다. 23일 오전10시께 경북 구미역에서 환경컵 100개를 나눠주며 '일회용 종이컵을 사용하지 않겠다'는 각서를 받은 이들 부자는 국도를 따라 남하하다 이날 저녁 칠곡군 왜관에서 여장을 풀었다.
평소 "1리터짜리 페트병에 물을 가득 담으면 1㎏이 된다"며 재활용품을 수학 교재로 적극 활용하던 김씨가 환경 캠페인에 나서게 된 것은 교재 확보를 위해 폐품 더미를 뒤지다 1회용 쓰레기가 너무 많은 것에 충격을 받으면서부터다. 그는 2004년 3월부터 평소 하루에 3,4개 사용하던 1회용 종이컵 대신 스테인레스 컵을 쓰기 시작했다. 그러다 지난해 10월 3일간 대전에서 금강 하구, 올 4월에는 6일간 대전에서 서울까지 두 차례 환경캠페인에 나서면서 이미 2,000개의 스테인레스 환경컵을 시민들에게 나눠줬다.
"처음에는 아들 영규의 불평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으나 이제는 컴퓨터게임보다 재미있어 할 정도로 전국 캠페인에 흥미를 붙이고 있습니다." 실제 이날도 김씨 부자는 환경컵을 실은 유모차를 밀면서 "아빠 첫사랑이 누구예요", "나중에 네가 아들 낳으면 3대가 같이 걷자"라며 부자간 정을 나누고 있다.
대구=전준호 기자 jhj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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