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기는 중국 경제 및 기업에 경영 여건 악화라는 선을 넘어 도산과 실업의 공포를 몰고 왔다.
관영 차이나 데일리는 조업하다 문을 닫은 광둥(廣東)성 한 업체의 쓰레기 더미에서 장난감이 될 만한 물건을 고르는 천진난만한 한 아이의 표정을 사진에 담아 23일 크게 실었다. 문을 닫아 벌써 인적이 끊긴 공장이 어린이 놀이터로 변한 상황은 중국 실물경제의 현주소이다.
지난 주말 광둥성 선전에 위치한 탄탄한 전기부품 제조업체인 BEP가 공장 문을 닫기로 결정해 1,500여명의 근로자들이 하루아침에 일자리를 잃고 거리를 내몰렸다는 소식이 이번 주 내내 중국 언론의 주요 뉴스로 다뤄지고 있다. 전 세계 완구의 70%를 만드는 광둥성 내 3,800여개 업체 중 수백 개 업체가 이미 문을 닫았는데 이것으로도 모자라 향후 2년간 1,800개 업체가 문을 닫을 것이라는 우울한 전망도 나오고 있다. 관영 언론들조차 "도산과 실업의 도미노가 이제 시작됐다"고 전할 정도이다. 광둥성에서만 향후 250만명의 노동자가 일자리를 잃을 것으로 예상되자 광둥성은 추운 겨울을 날 실업자를 위해 긴급 기금의 창설을 준비중이다.
실업의 도미노는 주장(珠江) 삼각주로 불리는 광둥성뿐 아니라 수출기업이 밀집한 저장(浙江), 산둥(山東)성 등으로도 번지고 있다. 중국 금속산업 연합회는 "전국 5만개 회원 기업 중 2만개 기업이 경영상의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이중 상당수는 이미 문을 닫았다"고 전했다. 산둥성의 금속 관련 기업 중 절반 정도는 폐업을 고려하고 있다.
중국 실물경제의 위기상황은 어느 곳에도 탈출구가 없다는 점에서 특히 심각하다. 제조업, 서비스업, 부동산업 등이 모두 곤두박질하는 상황이어서 연관 산업의 활황도 기대할 수 없는 실정이다. 부동산의 경우 22일 중국 정부가 거래세 감면, 건설사 금융지원 등 전방위 처방을 내놓았지만 건설업계는 대책이 미흡하다고 아우성치며 추가 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베이징=이영섭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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