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음주 후 과속으로 승용차를 몰다가 교통사고로 사망한 오스트리아의 대표적인 극우 정치가 외르크 하이더(58)가 생전에 동성애자였다는 소문으로 사후에 큰 곤욕을 치르고 있다.
하이더는 나치 독일을 옹호하고 외국인을 극도로 배척하는 발언 등으로 물의를 일으켜 왔는데 뜻밖에도 게이였다는 설에 휘말리고 있는 것.
일간 디 프레세 등 현지 신문 온라인판이 26일 전한 바에 따르면 동성애설은'오스트리아의 미래를 위한 동맹(BZOe)'당수였던 하이더의 후계자로 선출된 스테판 페츠너(28)의 언론 인터뷰에서 비롯됐다. 페츠너는 하이더와의 관계에 대해 울면서"우정을 훨씬 초월하는 특별한 것이었으며 그와 나는 정말 특별한 것으로 묶여져 왔다"면서 "그는 내 인생의 남자이며 가장 좋은 친구로서 사랑했다"고 쏟아 놓았다.
게이설은 하이더가 사고 전날 동성애자들이 주로 모이는 술집에 간 사실이 유력 시사주간지 프로필 등에 의해 사진과 함께 보도되면서 더 그럴듯하게 유포되고 있다. .
페츠너는 자신과 하이더가 동성애자이고 성적 관계를 맺었다고 명시적으로 밝히진 않았다. 그러나 페츠너가 눈물까지 흘리면서 의미심장한 표현을 사용한 점 때문에 이들의 비밀스런 관계에 대한 의문이 고조되고 있는 분위기이다. BZOe측은 하이더와 페츠너가 동성애 관계에 있었다는 주장에 대해선 공식적으로 강력 부인하고 있다. 이에 대해 디 프레세의 미카엘 플라이슈하커 편집국장은"페츠너 당수가 양단간에 결단을 내려야 한다. 하이더와 어떤 특별한 관계에 있었는지를 낱낱이 고백하든가 아니면 후계자나'미망인'행세를 중단해야 한다"고 쓴소리를 했다.
하이더는 사고 당시 자신이 주지사로 있었던 카린티아주에서 만취 상태로 혼자서 규정보다 두 배 이상의 속도로 운전하다가 콘크리트 기둥을 들이받아 변을 당했다. 타살 증거는 발견되지 않았지만 그의 아내 클라우디아와 결혼한 두 딸은 당국에 소속되지 않은 부검의가 재검시를 마칠 때까지 시신의 화장에 반대했다.
하이더는 나치 독일의 아돌프 히틀러가 실시한 노동 정책을 높이 평가하면서 이민자들에 대해 "게으르고 범죄 성향이 다분하다"고 비난했고 유태인을 경멸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하이더와 BZOe는 한번도 동성애를 모욕한 적은 없으며 전통적인 가정의 가치를 당 활동의 주제로 내세우지도 않았다. 하이더가 게이일 가능성이 있다는 루머는 과거에도 있었다. 하이더의 주변에 때로 젊은 남자들이 많다는 점을 들어 일각에선 그의 당을 '총각당'이라고 비꼬기도 했다. 지난 18일 남부 클라겐푸르트에서 거행된 하이더의 장례식에는 하인츠 피셔 대통령과 알프레드 구젠바우어 총리를 비롯해 전국에서 3만명의 지지자들이 몰려 들었다.
한성숙 기자 hans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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