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감사가 워낙 진흙탕 멍멍이 싸움 같은지라 말이 많다. 하지만 의원들의 '털어서 먼지를 찾으려는' 노고가 커 보인다. 의원들이 모처럼 신나게 일을 하고 있다. 의원의 노력을 스타가 돼보려는 공명심과 사심으로 치부할 수만은 없다. 의원들은 정부기관들이 얼마나 일을 엉터리로 하고 있는지, 그러면서 자기들 연봉은 어찌나 확실하게 챙기는지, 부정부패의 이모저모를 상당히 지적해 냈다.
그들이 스타가 되기 위해서는 그들이 잡은 문제가 언론을 타야 한다. 쌀직불금 문제처럼 말이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쌀직불금만큼 중대해 뵈는 다른 문제들은 단신보도로 끝나고 있다. 언론을 폭발적으로 타야 조금이라도 고쳐지는 나라다. 즉 언론을 타지 못한 중대한 문제들은, 그날의 해프닝으로 끝날 기미가 농후하다. 다음 국정감사 때까지 정부기관들은 제 멋대로 해도 된다는 면죄부를 주고 만 꼴이다.
도대체 감사원은 뭐하는 데이며, 정부기관들은 어쩌자고 저토록 방약무인하게 국민세금을 농탕칠 수 있는 건가? 감사원을 믿을 수 없고 정부기관을 믿을 수 없다면 의원이라도 믿어보는 게 어떨까. 국정감사 때는 그래도 일을 좀 하는 것 같지 않나? 국정감사를 상설화한다면 의원들은 일년 내내 열심히 일하는 모습을 보여줄지도 모른다.
소설가 김종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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