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이 1심에서 무죄가 선고돼 논란을 빚었던 내기골프 사건에 대해 도박죄에 해당한다고 판결했다.
대법원 1부(주심 김지형 대법관)는 26차례에 걸쳐 6억원의 판돈을 걸고 내기골프를 친 혐의(상습도박)로 기소된 선모(55)씨에게 징역 8개월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27일 밝혔다. 총 32회에 걸쳐 약 8억원 가량의 판돈을 걸고 내기골프를 쳤다가 기소된 이모(63)씨 등 3명에게는 집행유예를 확정했다.
대법원은 "당사자의 능력이 승패에 영향을 미친다고 해도 다소라도 우연성의 영향을 받게 되는 때에는 도박죄가 성립할 수 있다"며 "골프는 경기자의 기량이 일정한 경지에 올라 있다고 해도 매 홀, 매 경기의 결과를 확실히 예견하는 것은 가능하지 않은 점 등으로 볼 때 도박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골프에 있어 승금(勝金)은 정당한 근로에 의한 재물의 취득이라고 볼 수 없고 내기골프를 방임할 경우 경제에 관한 도덕적 기초가 허물어질 위험이 충분하므로, 이를 화투 등에 의한 도박과 달리 취급하여야 할 아무런 이유가 없다고 판단한 원심(항소심)의 판결은 정당하다"고 밝혔다.
선씨 등은 2002년 12월부터 2004년 5월까지 함께 골프장에 다니며 개인당 핸디캡을 정해 전반 9홀은 1타당 50만원, 후반 9홀은 1타당 100만원을 승금으로 승자에게 주고, 전반 9홀 최소타 우승자에게 상금으로 500만원, 후반 9홀 최소타 우승자에게 상금으로 1,000만원을 주는 방심으로 게임을 했다.
서울남부지법은 상습도박 혐의로 기소된 이들에게 2005년 "골프는 실력에 의해 결정되기 때문에 도박이 아니다"라고 무죄를 선고해 논란을 빚었다.
이진희 기자 riv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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