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심 탈레브 지음ㆍ차익종 옮김/동녘사이언스 발행ㆍ548쪽ㆍ2만5,000원
"검은 백조를 잡는 자, 세계를 지배하리라." 지금 문제는 당신의 재산과 운을 야금야금 갉아먹는 미운 오리 새끼가 아니다. '블랙 스완(black swanㆍ검은 백조)'는 모든 것의 열쇠다.
물론 검은 백조란 없다. 검은 백조는 '개연성이 매우 희박하지만, 절대적 영향력을 행사하는 사건'을 상징한다. 전혀 예측 불가하지만 일단 터졌다 하면 막대한 충격을 몰고 온다. 엄청난 현실 앞에서는 별 도리가 없다. 일단 터지고 나면 사람들은 뒤늦게 그것에 대한 합리적 설명을 시도, 검은 백조가 설명 가능할뿐 아니라 예견도 가능했던 일이라고 여긴다.
그러나 분명 검은 백조는 있다. 구글의 성공, 9ㆍ11 테러는 극단적 예이지만 그같은 점에서 동일하다. 누가 그렇게 되리라고 생각이나 했던가. 특히 산업혁명으로 세계의 복잡성이 증대하면서, 그 효과는 예측 불허하고 가속이 붙는다. '0.1%의 가능성이 모든 것을 바꾼다'는 이 책의 부제는 인습적 사고가 얼마나 치명적인가를 역설적으로 강조한다. 저자가 독자들에게 던지는 메시지는 선명하다. 검은 백조가 주는 긍정적 기회에 자신을 최대한으로 노출시키라는 것.
숫자에 의해 모든 것이 움직이는 월가의 심장부에서 길들여진 현직 금융전문가가 저술한 이 책은 개인적 경험에 크게 기댄다. 1987년 10월 이른바 검은 월요일(블랙 먼데이)는 그를 좌절에 빠뜨렸다. 가격 예측에 완전히 실패한 그는 정규분포 등 가우스 수학을 들이대는 금융전문가들의 '위험 관리'를 철저히 비웃게 됐다. 그러나 그 같은 경험만으로는 부족했다. 더욱 쓰라린 경험이 기다리고 있었다.
1990년 초의 부동산 경기 붕괴는 또다른 예다. 노벨상을 받은 경제학자들이 개발한 위험관리기법(롱텀 캐피털 매니지먼트)이 실은 엉터리 수학에 기초한 탁상공론이라는 깨달음을 얻게 된 것이다. 이 두 가지의 경험은 이 책의 지은이에게 나타난 검은 백조였다.
지난해 미국에서 출간된 이 책은 27개국에서 번역돼 '블랙 스완'이라는 말을 유행시키면서 베스트셀러가 됐다. 저자는 <능력과 운의 절묘한 조화> 라는, 톡톡 튀는 투자 조언서로 '월가의 이단아'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이 책이 월가라는 냉혹한 비즈니스의 세계에서 어떻든 비교우위를 점하기 생존 전략으로 읽히는 것은 그의 이런 전력과도 관계 있다. "누구든 공격적인 시행착오 끝에 행운아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성공의 전략은 간단하다. 최대한 집적거리라. 그리하여 검은 백조가 출몰할 기회를 최대한 늘려라."(27쪽) 이 책의 실질적 대전제다. 능력과>
장병욱 기자 a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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