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대 국회 첫 국정감사에서도 어김없이 국감을 빛낸 인물들은 있었다. 비록 초대형 스타나 대형 폭로는 없었지만 여야를 막론하고 국감 본연의 정책 질의에 초점을 맞추며 자기 자리에서 성실히 국감을 치러 낸 의원들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
먼저 국감 후반기 최대 이슈인 쌀 소득보전 직불금 문제를 파헤친 의원들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농수산식품위 한나라당 정해걸 의원은 감사원의 지난해 감사결과 중 일부 내용을 필사해 공개, 최초로 이 문제를 제기했다.
보건복지위 민주당 백원우 의원은 이봉화 전 보건복지가족부 차관의 쌀 직불금 불법 신청 문제를 집요하게 물고 늘어져 이슈에 불을 붙였다. 농수산위 민주노동당 강기갑 의원은 농정에 대한 해박한 전문지식을 바탕으로 제도의 근본 문제 등 깊이 있는 지적을 하며 공론을 환기하는 역할을 했다. 농수산위 한나라당 강석호 의원은 감사원이 감사 비공개 결정 직후 농촌공사가 보관하던 감사 데이터를 삭제한 사실을 밝혀내 주목을 받았다.
합리적 시각으로 정책에 천착한 의원들도 돋보였다. 교육과학기술위 한나라당 권영진 의원은 정치적 균형 감각을 갖고 교과서 개정 문제 등 관련 주제를 파고 들었다는 평을 들었다. 기획재정위에선 한나라당 김성식 의원이 "여당 내 야당의원 같다"는 말을 들을 정도로 정부 정책의 잘못을 날카롭게 지적했다. 민주당 이광재 의원도 공부의 흔적이 엿보이는 '정책보고서'를 내고 정부 정책의 문제점과 대안까지 담아 인정 받았다.
국방위 한나라당 유승민 의원은 제2롯데월드 허가 시 추가 비용에 대한 수익자 부담 원칙을 일관되게 강조하는 등 논리적 시각을 바탕으로 문제의 핵심을 꼭 짚어 좋은 평가를 받았다. 국토해양위 민주당 김성순 의원은 공기업 문제점을 객관적으로 잘 지적하며 논리적 정책 국감을 했다는 평이다.
전문성이 힘을 발휘한 의원도 많았다. 외통위 한나라당 윤상현 의원은 국제정치학 박사답게 대북정책의 재점검을 강조하며 식견을 보여 줬다. MBC 사장 출신인 문방위 민주당 최문순 의원은 새 정부의 언론정책에 대해 날카로운 시각으로 문제점을 파헤쳤다. 건설교통부 장관을 지낸 국토위 민주당 이용섭 의원은 현안에 대한 이해가 깊다는 평을 들었다.
여성 의원들의 활약도 컸다. 문방위 한나라당 나경원 의원은 국감 내내 전투가 뜨거웠던 문방위에서 여당 간사 역할을 똑부러지게 해냈다는 평이다. 법사위 민주당 박영선 의원은 감사원의 인수위 업무보고 내용을 입수해 이슈화하는 등 감사원 관계자들의 진땀을 빼게 했다. 외통위 자유선진당 박선영 의원은 국군포로, 납북자 문제를 집중 제기하며 만만치 않은 전투력을 보여줬다.
이밖에 국감에서 을(乙)의 위치인 피감 기관장 중에는 이상희 국방부 장관이 비교적 분명한 태도로 업무에 대한 답변을 했다는 점에서, 전재희 보건복지가족부 장관이 멜라민 파동 늑장대처의 잘못을 인정하는 책임감 있는 모습을 보였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정녹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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