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대 국감이 시작될 때 지경위 정장선(민주) 위원장은 '작은 개혁'을 약속했다. "경제는 신뢰고, 신뢰는 시간약속을 지키는 것"이라는 상식에 기초해 개회시간 엄수를 공언했던 것이다. 그 약속은 지켜졌다. 이번 국감에서 지경위의 모든 회의는 정시에 개회했던 것이다.
어찌 보면 '100% 정시 개의'는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식언이 난무하는 정치권에서는 작지만 큰 일이었다. 지난 17일 김형오 국회의장은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국회 첫 국정감사의 정시 개의율이 30.2%로 대단히 좋아졌다"고 했다.
30.2%를 칭찬할 정도니 과거 국회가 시간 지키기에 얼마나 형편없었고 지경위의 개의 시간 엄수가 대단한 사건임을 반증해주고 있다.
다른 위원회를 보면 아직도 한심하기 이를 데 없다. 대부분 상임위가 오전 개회 시간은 비교적 지키는 편이지만 점심식사 후에는 10,20분 늦어지는 것은 다반사다. 복지위는 오전에는 시간을 잘 지키는 편이지만 오후에는 정시에 개의하는 경우가 드물다. 다른 위원회도 사정이 크게 다르지 않다.
거창한 구호나 이슈만 중요한 게 아니다. 작은 개혁도 쌓이면 정치를 바꾸고 사회를 바꿀 수 있다. 너무도 당연한 개회시간을 지키는 데서 국회 개혁의 출발점을 삼으면 어떨까 싶다.
진실희 기자 trut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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