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은 폭등하고 있지만 요즘 외환시장은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다. 거래 자체가 뚝 끊긴 채 극소수 거래가격만 급등하는 양상이다.
올 초만해도 하루평균 거래량은 100억달러. 그러던 것이 지난 21일엔 25억달러, 22일에는 32억달러 수준으로 3분의1로 줄었다. 당장 달러가 급한 기업이나 외국인만 주문을 내는 셈. 한 외환딜러는 "오전 중 거래가 총 1,000계약도 안됐다"며 "업체들의 소규모 거래 주문만 지속되고 있다"고 전했다.
거래량이 적으면 작은 물량에도 가격이 크게 움직이게 마련. 실제 최근 외환시장에서 수백만달러만 내놔도 10원 이상 환율이 움직이는 건 예사다. 다른 딜러는 "전에는 10원 정도 움직였을 거래량만으로도 지금은 환율이 100원씩 오르내린다"고 말했다.
근본적인 이유는 여전한 불안심리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그나마 안전한 달러를 움켜쥐고 내놓지 않기 때문이다. 여기에 최근 금융당국이 외환딜러들의 위법 거래를 대대적으로 조사하고 거래내역까지 매일 확인하기 시작하면서 실수요를 뺀 거래는 아예 사라졌다. 투기적 거래를 차단하려는 의도였지만 결과적으로 환율의 변동성은 더 커지는 '역설'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시장 관계자들은 그래서 "정부의 조치가 오히려 시장을 왜곡하고 있다"고 불평이다.
22일 환율 급등 역시 거래가 위축된 시장에 외국인들의 3,000억원 넘는 주식 매도금 환전 수요가 몰리면서 촉발됐다. 전날보다 39.9원 올라 출발한 환율은 간밤 뉴욕증시 하락과 역외환율 급등 영향으로 빠른 속도로 상승폭을 확대해 한때 1,400원까지 올랐다 그나마 낙폭을 줄였다. 시장에서는 외국인들의 주식 순매도세가 줄어들기 전까지 환율상승 압력은 계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김용식 기자 jawoh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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