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들의 '셀 코리아(Sell Korea)'에 끝이 보이질 않는다. 22일에도 3,624억원 어치를 순매도 했다. 최근 10 거래일 중 '팔자'보다 '사자'가 많은 날은 14일 딱 하루였다. 지난 한 주 동안 외국인들은 국내 증시에 2조원 이상의 주식을 내다 팔았다. 정부는 지난달부터 외국인 매도를 주도하던 헤지펀드에 공매도를 금지했지만 팔자 분위기는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다. 지난달 3조원을 순매도(매도에서 매수를 뺀 것) 했던 외국인은 이 달 들어서만 벌써 3조6,000억원을 팔아 치웠다.
물론 나라 안팎의 여러 이유들이 얽혀 잇다. 특히 헤지펀드들의 수익률이 나빠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 달말 회계 마감까지 앞두고 있는 점이 도드라져 보인다. 일부 펀드는 아예 청산해야 할 위기에까지 처해 있어, 환매 대비 매도 공세를 펼치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 발 신용 위기가 만들어 낸 혹한기를 견뎌내려면 현금부터 확보해야 하는데, 이 점에서 우리나라가 적격이다. 외국인들은 다른 신흥시장보다 유동성이 좋고 투자금 회수도 잘 되는 우리나라 증시에서 집중적으로 돈을 빼가고 있다. 9월 이후 한국증시는 아시아 나라 중 외국인 순매도 1위였다.
환율 상승도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이재만 동양종합금융증권 연구원은 "원화의 가치가 다른 신흥 아시아의 통화 가치보다 상대적으로 많이 떨어진 탓에 우리 증시에 투자한 외국인들이 손해를 더 많이 봤다"며 "경상수시 적자폭이 커져 환율의 추가상승이 우려되는 것도 외국인의 증시 이탈을 부추기고 있다"고 분석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모건스탠리, 골드만삭스, UBS등 유명 외국계 증권사들이 국내 증시에 대한 투자 의견을 잇따라 낮추는 것도 투자 매력을 떨어뜨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외국인의 팔자 공세는 한동안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국내 은행들이 신용 등급을 재조정(하락) 받을 수 있다는 우려와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화 가능성으로, 국가부도 위험을 나타내는 한국의 신용부도스와프(CDS)는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이 점 역시 외국인들에겐 불안요소다. 메리츠증권에 따르면 한국의 CDS는 지난 주말 기준 주요 아시아 10개 나라 중 인도네시아, 베트남, 필리핀 다음으로 높았다.
특히 전문가들은 최근 외국계 기관투자가들까지 매도 공세에 합류하고 있다는 점을 주목하고 있는데 앞으로 외국계 기관이 5% 이상의 주식을 보유한 상장사의 경우 수급 상황이 나빠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박상준 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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