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에 아홉은 망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우리나라의 자영업 성공률이 낮은 이유는 뭘까.
사업자수가 많아서다. 그러다 보니 경쟁이 너무 치열해 자주 망하는 것이다. 1,000명 당 음식점 수는 미국보다 7배나 많았다.
한국은행은 22일 '생계형 서비스산업의 현황과 과제'라는 보고서에서 한국과 미국, 일본의 자영업 현황을 비교했다. 생계형 서비스산업이란 음식, 숙박, 소매 등 단순 노동투입 중심의 저부가가치 업종으로 진입장벽이 낮아 완전경쟁시장 형태를 갖는 자영업종을 뜻한다.
한은은 일반적으로 국가간 비교가 가능한 6개 업종(소매ㆍ음식점ㆍ숙박ㆍ부동산중개ㆍ수리ㆍ이미용업)을 우리나라는 2005년, 일본은 2006년, 미국은 2002년 기준으로 각각 비교 분석했다.
인구 1,000명당 사업체 수를 보면, 음식점업은 우리나라가 12.2개로 미국(1.8개)의 7배에 달했고 일본(5.7개)에 비해서도 2배 이상 많았다. 가전ㆍ시계ㆍ구두 등을 고치는 수리업에서도 우리 사업체 수(1.9개)는 미국(0.8개)이나 일본(0.8개)의 2.4배에 이르렀다. 부동산 중개업(1.5개)은 일본(0.4개)의 4.1배, 미국(0.3개)의 5.6배였다.
소매업(12.7개)도 미국(3.2개)의 3.9배에 이르렀고 숙박업(0.9개) 역시 일본(0.5개)의 1.9배, 미국(0.2개)의 4.4배 수준이었다. 이ㆍ미용업(2.2개)은 미국(0.3개)의 8.3배에 달했지만 일본(2.3개)과는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한은은 "우리와 산업구조가 유사한 일본에 비해서도 부동산 중개업, 수리업, 음식점업 등에서 경쟁이 과도하다"며 "앞으로 이들 업종에서 구조조정이 빠르게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낮은 수익성도 문제점으로 꼽혔다. 한은은 풍부한 노동력, 전문성 부족 등의 이유로 생계형 서비스의 가격이 낮은 수준에서 형성돼 있다고 분석했다. 또 대형 할인점 같은 기업자본이 동네 구멍가게 상권을 잠식하는 등 영세 자영업 기반이 빠르게 붕괴돼 생계형 서비스업 안에서도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김용식 기자 jawohl@hk.co.kr
아침 지하철 훈남~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