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과학자들이 노벨상을 받지 못한 이유는 과학 역사가 짧기 때문일 것이다."
올해 이웃나라 일본의 노벨상 수상자 무더기 배출로 더욱 깊어진 우리나라의 노벨상 갈망에 대해 노벨상 심사위원들은 원칙적인 답변을 내놓았다. 노벨물리학상 심사위원장을 역임한 스웨덴의 맷 존슨 교수와 스웨덴 왕립 과학아카데미 회원인 엘리너 캠벨(이상 예테보리대), 잉거머 룬스트롬(링코핑대) 교수가 22일 국제과학기술협력재단의 '해외우수석학 초청 워크숍' 참석차 방한,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이들은 모두 물리학자들이다.
과학 분야 노벨상심사위원회는 매년 1월 스웨덴 한림원 회원, 역대 노벨상 수상자 등 2,000명으로부터 추천받은 300여명 중 압축 과정을 거쳐 최종 후보 1명(팀)을 8월 스웨덴 한림원에 제출하고, 한림원은 다시 각 30명으로 구성된 전문분과의 평가를 거쳐 10월 최종적으로 수상자를 결정한다. 존슨 교수는"해마다 해당 분야의 권위있는 대학 중 한 곳을 골라 후보를 추천하도록 하는데 몇 해 전부터 그 중에는 한국의 대학도 포함돼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들은 올해 300명의 후보 가운데 한국인이 들어있었는지에 대해서는 굳게 함구했다. 존슨 교수는 "심사과정은 50년 동안 비밀에 부쳐진다"며 "심사위원이 후보 명단 등을 누설할 경우에는 사회적으로 매장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1908년에는 한림원이 심사위원회에서 추천한 후보를 바꾼 경우도 있었다.
한국이 과학 분야 노벨상을 받지 못한 것에 대해 캠벨 교수는 "한국의 과학 역사는 20년 남짓이고, 일본은 이보다 길기 때문에 일본의 노벨상 수상 기회가 훨씬 더 많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룬스트롬 교수는 "수상자가 나오기까지 시간이 좀 걸리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것이 정해진 원칙은 아니다"라며 "한국이 과학을 시작한 지는 얼마 안 됐지만 과학적 성과만 뛰어나다면 오래 기다릴 필요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존슨 교수는 "첫 발견이나 발명, 새 분야의 개척 여부, 사회에 끼친 영향력 등이 심사에 고려된다"며 "오래 전 기초적 발견을 한 사람에게 상이 돌아갈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김희원 기자 h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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