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設… 設… 장중 1100 붕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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設… 設… 장중 1100 붕괴

입력
2008.10.23 0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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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가 깊게 드리운 패닉(공황)에는 백약이 무효였다. 정부가 연일 내놓는 대책을 비웃기라도 하듯 22일 주가는 폭락하고 환율은 급등했다. 미국에 집중됐던 금융위기가 글로벌 실물위기 등 다방면에 번지고 있다는 우려에다 유럽 남미 신흥시장 등으로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는 분석들이 나오면서 공포는 극에 달했다.

이날 코스피지수(1,134.59)는 전날보다 61.51포인트(5.14%)나 급락했다. 연중 최저점을 갈아치운 데 이어 2005년 9월6일(1,122.65) 이후 최저 수준이다. 하락률 기준으로는 연중 4번째, 낙폭은 연중 6번째다. 코스닥지수(335.53)도 전날보다 15.44포인트(4.40%) 급락해, 4년 전 수준(2004년 8월9일 333.90)으로 돌아갔다. 이날 하루 양 시장 합쳐 33조4,054억원이 허공으로 사라졌다.

잠잠하던 시장은 오후 들어 악재가 한꺼번에 쏟아지면서 일거에 무너졌다. 아르헨티나 디폴트(채무불이행)설, 유럽계 은행 파산설 등 대외 악재에, 주가연계증권(ELS) 매도물량을 앞세운 기관과 고삐를 늦추지 않는 외국인의 동시 매도 폭격까지 겹치면서 시장은 초토화됐다.

이 때문에 오후 2시 사이드카(거래 일시정지)가 발동되며 한때 낙폭이 100포인트를 넘어서 1,100선이 붕괴되기도 했다. 만약 장 막판에 개인과 연기금이 잔뜩 쌓인 매도 물량을 거둬들이지 않았다면 1,100선 지지도 장담할 수 없는 형국이었다. 하루하루가 가시방석이다.

아시아 주요 증시도 일제히 무너졌다. 금융위기의 불길을 잠시 막은 듯 보였으나 실물경기에 대한 불안감이 화력을 키운 탓이다. 일본 닛케이지수(8,674.69)는 631.56포인트(6.79%)나 내주며 4일만에 급락했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도 이날 중국 정부의 대책에도 불구하고 3.2% 하락하며 다시 1,900선 아래로 밀렸다. 홍콩 대만 호주 등도 1~5%대의 하락세였다.

원ㆍ달러 환율은 주가 폭락의 직격탄을 맞았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ㆍ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달러당 무려 42.9원 급등한 1,363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시장이 열리자마자 매수세가 폭주하면서 1,400원까지 치솟았다가 차익성 매물 덕분에 상승 폭을 낮췄다.

물론 국내 은행들의 외화차입 여건이 아직 뚜렷하게 개선되지않은 점도 외환시장에는 큰 불안 요인이다. 국민은행의 5년물 CDS 프리미엄은 20일 5.13%에서 21일 5.26%로 올라갔다. CDS는 채권 부도 시 채권 매입자에게 손실을 보상하는 파생상품의 하나로, 비율이 높을수록 조달 비용이 커진다.

정부가 은행의 해외차입에 대한 지급보증, 건설경기 종합대책 등 대형 조치를 잇따라 발표하고 있지만 시장의 심리를 진정시키기엔 역부족인 상황이다. 시장에선 신용경색 해소와 실물경제 침체를 막기위한 추가대책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고찬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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