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개 '독립축구' 팀이 5년 만에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를 접수할 확률은 얼마나 될까.
EPL 새내기 헐시티의 돌풍이 무섭다. 올시즌 2부 승격팀인 헐시티는 아스널, 토트넘에 이어 20일(이하 한국시간)엔 웨스트햄마저 1-0으로 격침시키며 EPL 3위(5승2무1패ㆍ승점17)로 뛰어 올랐다. 선두 첼시(6승2무ㆍ승점20)와도 승점이 불과 3점차. 내심 1위까지 욕심낼 만하다.
헐시티 앞에서 꼴찌팀의 돌풍 이야깃거리는 평범한 축에 속할 정도다. 불과 5년 전만 해도 헐시티는 잉글랜드 리그2(4부)에서조차 상위권과 거리가 먼 '허접'이었다. 그러나 2003년 구단주부터 대거 물갈이 되더니 눈부시게 변신했다.
2005~06시즌부터 챔피언십(2부)에 올라온 헐시티는 올시즌 1904년 창단한 지 104년 만에 감격스러운 EPL 무대에 첫 발을 내디뎠다. 풀럼과 홈 개막전에서 2-1 깜짝 승리를 거둔 뒤 위건전 0-5 패배를 당할 때만 해도 한 번의 이변으로 끝나는 듯 했으나 전문가의 예상을 뒤엎고 승승장구하고 있다.
시즌 전 대대적인 전력 보강 효과도 컸다. 헐시티는 바르셀로나(스페인)와 벤피카(포르투갈)의 간판스타였던 지오바니를 비롯해 대니얼 커즌, 조지 보아탱, 페테르 할모시 등을 대거 영입했다. 지오바니는 풀럼, 아스널, 토트넘전에서 각각 1골씩 터트려 대어 사냥의 선봉에 섰고, 레인저스(스코틀랜드)의 스트라이커였던 커즌은 아스널 역전골의 주인공이었다.
승부의 세계에서 '어설픈 반란'은 망신의 지름길이지만 '준비된 반란'은 상대방의 기를 꺾는 '필살기'가 된다. 헐시티는 첼시(10월30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11월1일) 등 강호들과 잇단 일전을 앞두고 있다. 헐시티가 '찻잔 속의 태풍'으로 끝날 지, '진정한 다크호스'로 자리매김할지 가늠할 중요한 시험 무대가 될 전망이다.
오미현 기자 mhoh2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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