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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제철 친환경 당진 일관제철소 기공 2년만에 윤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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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제철 친환경 당진 일관제철소 기공 2년만에 윤곽

입력
2008.10.22 0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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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정주영 명예회장의 꿈이었던 '일관제철소 건설'이 따뜻한 가을 햇살을 머금은 벼이삭처럼 착실히 영글어 가고 있다. 아버지의 뜻을 받든 정몽구 회장이 각별한 애정을 쏟으며 첫 삽을 뜬 지 2년. 허허벌판이던 제철소 부지에는 야구장만한 밀폐형 원료처리시설이 들어서는 등 웅장한 제철소의 면모를 빠르게 갖춰가고 있다.

환경오염 원천 차단

20일 서울에서 서해안고속도로를 타고 목표 방향으로 1시간 넘게 달려 도착한 충남 당진의 현대제철 일관제철소 건설 현장. 2년 전 바다를 메워 부지를 조성했던 모습은 도저히 찾을 수가 없다.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일관제철소의 핵심설비인 고로(용광로). 원료(철광석ㆍ유연탄)를 함께 녹여 쇳물을 뽑아내는 고로 1호기는 총 10단 철피(鐵皮) 중 9단까지 쌓아올렸으며, 이달 말이면 10단까지 올라간다. 높이 110m, 최대 직경 17m 크기로, 국내 최초로 연산 400만톤(자동차 400만대 생산규모) 이상의 쇳물 생산능력을 보유하게 된다.

현대제철은 2010년 1호기에 이어 2011년 같은 크기의 2호기 가동에 들어가 연간 총 800만톤의 쇳물을 생산한다. 여기서 나온 슬래브(중간재)로 자동차 강판 생산을 위한 열연강판(연산 650만톤)과 조선용으로 쓰일 후판(150만톤) 제품을 내놓을 예정이다.

이명박 정부의 '저탄소 녹색성장' 전략과 코드가 일치하는 밀폐형 원료처리시설도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그간 일반 제철소에서는 가루 형태인 철광석과 유연탄을 선박에서 하역해 용광로에 투입하기까지 외부에서 작업을 해왔다. 그렇다 보니 해안가 바람을 타고 날아다니는 먼지가 환경오염 및 주민건강을 해치는 주범이었다.

현대제철은 이를 차단하기 위해 원료가 배에서 육지로 들어오는 시점부터 용광로에 들어갈 때까지 줄곧 밀폐된 공간에서 운반되도록 했다. 하역 원료의 보관은 지름 130m, 높이 60m의 야구장 크기 돔(5개)과 길이 640m의 선형(線型) 저장고 5개에 보관돼 원천적으로 환경오염을 차단했다. 현대제철 박승하 부회장은 "주요 공정이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며 "현재 35%인 종합공정률이 연말이면 절반을 넘는 57%의 진척도를 보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당진 경제를 견인한다

이날 산업시찰을 위해 건설 현장을 방문한 김형오 국회의장은 "브리핑을 듣고 제철소 건설이 국가경제 발전에 큰 역할을 하게 될 것을 확신했다"며 "국민에게 희망을 주는 기업이 돼 달라"고 당부했다.

실제 일관제철소 건설은 이미 몰라보게 달라지고 있는 당진 경제에 엄청난 영향을 미치고 있다. 현대제철에 따르면 제철소 건설과정에서 9만3,000여명, 운영과정에서 7만8,000여명의 고용창출 효과가 발생한다. 이미 300여 협력업체가 조성되는 등 당진에선 경기 침체가 남의 나라 얘기로 들릴 정도다.

서해대교를 지나 송악IC 왼편에 보이는 이주단지는 마치 서울 인근의 신도시를 연상시킨다. 지난해 4월 입주를 시작한 아파트 단지를 중심으로 각종 음식점과 편의시설이 빼곡이 들어서 있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다른 지방에선 미분양이 골치라지만, 당진군은 개발 기대감에 아파트 분양이 대부분 일찍 마감됐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날 시종일관 밝은 웃음으로 김 의장과 동행한 정몽구 회장은 "최신설비 도입으로 국제 경쟁력을 높이는 한편, 밀폐형 원료이송과 보관설비 등을 완비한 친환경 제철소를 건설해 녹색경영을 선도하겠다"고 다짐했다.

당진=박기수 기자 blessyo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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