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카를 타기엔 점잖지 못하고, 세단을 타기엔 달리고 싶은 욕망이 가라앉질 않는다. 요즘 현대차 '제네시스 쿠페' 광고의 '인생은 짧다'라는 카피가 요즘 30~40대 직장인에게 어필하는 이유다.
외제 쿠페와 견줘도 손색이 없다는 현대차의 제네시스 쿠페 출시를 계기로 4인승 쿠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쿠페차량의 대부분이 앞좌석 공간을 중시하고, 뒷문이 없는 탓에 뒷공간이 여유롭지 않다. 하지만 아이들은 물론, 웬만한 성인 여성도 뒷좌석에 탈 수 있는 덕분에 가족끼리 돌아다녀도 크게 불편함을 못 느낀다.
반면에 스포츠카를 그리워하는 운전자를 위해 차량 무게를 줄이고 엔진 성능을 개선해 세단보다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근육질 몸매와 힘을 자랑한다. 많이 팔리진 않지만, 제조업체의 기술력을 보여주는 정수라서 경쟁도 치열하다.
외제차 중에는 BMW의 신형 'M3'가 대표 차량. BMW 3시리즈 크기의 몸체에다 엔진은 두 배 가량 큰 3,999㏄ 8기통을 장착했다. 최고 420마력과 40.8토크의 힘과 가속력을 자랑한다. 덩치는 국내 준중형차이고, 힘은 3~4배 가량 세다고 보면 딱 맞다. 액셀레이터를 힘있게 밟으면 비행기 이륙할 때의 느낌보다 덜하지 않다. 7단 더블클러치 등 경주용 차량의 기술을 대거 적용해 겉모양 이외는 스포츠카와 다를 바 없다.
메르세데스 벤츠의 'CL 63 AMG'도 럭셔리 쿠페의 전형으로 통한다. 전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자연 흡기방식(대부분 고급 쿠페는 터보 방식을 택하고 있음)으로, 무려 6,209㏄의 엔진을 탑재했다. 변속시 충격을 거의 느끼기 어려운 자동 7단에다, 강력한 성능(525마력ㆍ 64.2토크)이 운전자를 압도한다. 하지만 큰 심장을 얹는 탓에 연비(5.8㎞/ℓ)는 최하위일 수밖에 없다.
상대적으로 경제성이 나은 것은 인피니티의 'G37' 쿠페. 3,700㏄ 엔진에 333마력과 37토크의 힘과 가속력을 갖춘 차량이다. BMW와 벤츠 쿠페보다 성능 면에서 다소 떨어지지만, 도로에서 경주할 것이 아니라면 큰 차이는 없다. 더욱이 연비(9.3㎞/ℓ)는 휠씬 좋다.
현대차의 제네시스 쿠페는 과거 투스카니, 티뷰론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진보한 차량이다. 고급모델(3,800㏄)의 경우 303마력, 36.8토크의 성능을 자랑한다. '치고 나가는 맛'이 다소 떨어지지만, 가격이 동급 외제차보다 저렴하고, 애프터서비스 등을 고려하면 오히려 나을 수도 있다.
이밖에 오랜 기간 쿠페의 대표 차량에 이름을 올린 아우디 'TT'는 대중적 이미지로 꾸준히 사랑을 받고 있다. 2,000㏄ 엔진(200마력ㆍ28.6토크)이라 덩치가 작지만 다른 쿠페와 비교해도 성능에 별 손색이 없다. 다만 뒷좌석 공간이 너무 좁아 유치원에 다니는 어린이 정도만 태울 수 있다.
박기수 기자 blessyo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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