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학 중 처음으로 에너지 전담 학부와 대학원 과정을 신설, 울산과학기술대(UNIST)를 에너지ㆍ환경 특성화 대학으로 만들겠습니다."
내년 3월 개교하는 UNIST의 조무제(63) 초대 총장은 22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UNIST를 작지만 강한 융합형, 특성화 대학으로 육성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에너지 집중 전략은 SK, 에스오일 등 석유화학 업체들과 자동차·조선 등 에너지 소비 업체가 밀집해 있는 울산의 지역적 특성을 십분 활용하겠다는 취지다. 이를 위해 UNIST는 김진영 교수 등 에너지 전공 교수들을 채용하고 미국 조지아공대와 공동으로 에너지소재연구소(CECET)를 설립하는 등 인프라 마련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첫 국립대 법인대학인 UNIST는 전기전자컴퓨터공학부, 나노생명화학공학부, 테크노경영학부 등 7개 학부를 두고 신입생 500명을 무전공으로 선발한다. 또 전 과정을 영어로 수업하고 교수와 학생의 20%를 외국인으로 구성할 계획이다. 학점이 일정기준 이상일 경우 전교생에게 등록금(연 600만원)을 장학금으로 지원한다. 현재 24명의 교수가 확보됐고 연말까지 약 30명을 임용키로 했다.
UNIST는 9월 마감한 수시모집에서 전국의 과학고 학생이 350명이나 몰리고 전체 경쟁률이 7대 1이나 되는 등 우수 신입생 모집에 성공적인 첫걸음을 내딛고 있다. 조 총장은 "처음엔 걱정했지만 수시 지원생의 평균 내신이 1.5~1.6등급으로 KAIST, 포스텍만큼 우수한 학생들로 구성될 것을 자신한다"고 말했다.
문제는 석·박사 과정이다. 조 총장은 "뛰어난 인재일수록 대학원 과정은 외국으로 나가기 때문에 국내에서 좋은 연구실적을 내기가 어렵다"며 "그런데다 교수를 뽑을 때는 영어강의가 가능한 해외 박사를 뽑게 된다"고 국내 연구 및 교육 여건이 처한 딜레마를 털어놓았다. 조 총장은 경상대 생명과학과 교수 시절 토종 연구를 해외 유수 저널에 게재, '생명과학분야만은 세계적인 지방대'로 학교 이름을 날린 인물이다. 그가 유학을 만류하고 경상대에서 키운 박사 22명 중 절반은 하버드대 등 명문대 박사후 연구원을 거쳐 교수로 임용됐다.
김희원 기자 h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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