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가 개발한 '토종' 영어 능력 평가시험 텝스(TEPS)가 100회를 맞는다. 다음달 2일 치러지는 정기시험이 텝스 100회 시험이다.
1999년 첫 시행된 이래 10년 만에 텝스는 주요 기업ㆍ정부 기관 대부분이 채용 및 인사고과에 활용하고 있다. 전국 100개 대학과 특수목적고, 전문대학원 입시 등에도 반영되고 있다.
해외 수출 실적도 괄목할 만하다. 지금까지 중국 인도네시아 등 4개국에서 2,000여 명이 응시했고, 내년엔 일본, 몽골 등에 시험장이 개설된다. 한 회 응시자도 5만 명을 넘어섰다.
■ 맞춘 문제수 같아도 점수는 달라
토익(TOEIC) 토플(TOEFL)과 더불어 3대 영어 능력 평가시험으로 꼽히는 텝스는 상위권 응시자들에게 특히 변별력이 강한 시험으로 정평이 나 있다. 비밀은 채점 방식이다. 텝스는 문항별 점수를 결정하는 난이도를 두 번 조정한다. 출제 때 매겨진 난이도는 시험 시행 후 문항별 평균 점수에 맞춰 최종 결정된다.
문항반응 이론(IRTㆍItem Response Theory)으로 불리는 이 과정을 거치면 맞춘 문제수가 같아도 고난도 문제의 정답이 많은 쪽 점수가 높다. 쉬운 문제를 많이 틀린 수험생은 고난도 문제를 맞춰도 감점된다. '찍기 효과'를 방지하는 것이다.
문제은행 방식으로 출제되는 텝스는 매회 평균점수가 고르다. 평가 시험으로서의 신뢰도가 그만큼 높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는 부분이다. 평균점수가 불균형을 이루는 바람에 "짝수 달에 봐야 고득점할 수 있다"는 등의 풍문은 텝스에 적용되지 않는다.
수험자 대상의 한 설문에서 텝스는 여타 동종 시험에 비해 평가가 다각적이고, 실용 영어를 취급하며, 취약 부분을 정확히 알 수 있다는 평가를 얻기도 했다. 응시료(3만 원)가 싸다는 점도 텝스가 환영받는 이유다.
■ 언어 4가지 영역 모두 평가
텝스는 청해, 문법, 어휘, 독해의 4가지 부문 200문항을 출제한다. 한 지문에 한 문항, 문항별로 보기 4개가 제시된다. 청해 부문에는 어떤 읽기 자료도 제시되지 않는다. 응시자가 지문을 통해 정답을 유추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목적에서다. 정답은 검은색 컴퓨터용 사인펜으로 광학마크판독기(OMR) 카드에 기재한다. 시험은 매달 열린다.
보름 후 받게 되는 성적표엔 전체 및 부문별로 점수와 등급이 각각 나와있다. 등급은 1+급에서 5급까지 10단계로 매겨진다. 901~990점에 해당하는 1+급은 '교양 있는 원어민에 버금가는 의사소통 능력과 전문 분야 업무에 대처할 능력'을 갖춘 영어실력이다.
지난달 시행된 제98회 시험 응시자 중 2.67%가 1+급을 받았다. 대다수 회사가 입사 지원자에게 요구하는 점수는 2등급(601~700점) 이상이다.
텝스와 별도로 말하기와 쓰기 능력을 평가하는 텝스-S&W(TEPS-Speaking&Writing)가 8월부터 매달 치러지고 있다. 내년 상반기엔 텝스와 텝스-S&W를 합친 통합 텝스(i-TEPS)가 실시될 예정이다.
언어의 4가지 영역인 듣기, 읽기, 말하기, 쓰기를 종합 평가하는 최초의 영어 시험이 탄생하는 것이다. 통합 텝스는 컴퓨터로 시험을 치르는 방식(CRT)을 택한다.
텝스는 서울대 언어교육원에서 출제한다. 현재까지 만점자는 나오지 않았다. 8월 제97회 시험에서 텝스 사상 최초로 200문항을 전부 맞혀 987점을 받은 예일여고 2학년 전하영 양이 최고 득점자다.
이훈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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