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올림픽에서 한국야구 사상 첫 금메달을 일궜던 두산 김경문 감독은 20일 플레이오프 4차전에 앞서 "한국시리즈 우승팀 감독이 내년에 열리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감독을 맡았으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사실상 대표팀 감독 자리를 고사한 것이다.
2005, 2006년 한국시리즈 2연패를 이뤘던 삼성 선동열 감독은 일찌감치 태극마크를 반납했다. 선 감독은 지난해 12월 대만에서 열린 올림픽 예선전이 끝난 뒤 "소속팀에만 전념하고 싶다"며 수석코치를 사임했다. 지난해와 올해 SK를 정규시즌 2연패로 이끈 김성근 감독은 '절대'라는 표현까지 써가며 손사래를 쳤다.
한국을 대표하는 감독들이 하나같이 태극마크를 사양하는 이유는 하나다. 어디까지나 본업은 소속팀이요, 대표팀은 부업일 뿐이다. 좀더 솔직하게 말하면 태극마크가 소속팀의 임기까지 보장해주지는 않기 때문이다. 김경문 감독은 "2년 가까이 대표팀을 맡으면서 팀에 너무 소홀했다"고 털어놓았다.
축구에서는 오래 전부터 대표팀 전임감독을 두고 있다. 대표팀의 효율적 관리와 월드컵, 올림픽 등 국제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서다. 야구와 축구를 단순히 비교하기는 어렵다.
축구가 국제대회라면 야구는 자국리그다. 2012년 런던대회부터는 올림픽에서도 제외된다. 굳이 전임감독이 필요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렇다고 지금처럼 모두가 '노 생큐(No thank you)'라고 하는 마당에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지명하는 식의 감독 선임도 우습다. 감독부터 먼저 태극마크를 반납하는데 무슨 명분으로 선수들에게 애국심을 호소할 수 있을까. 야구도 전임감독을 생각할 때다.
대구=최경호 기자 squeez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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