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그룹 이재현 회장의 개인자금을 둘러싼 살인청부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경찰청은 이 회장이 1987년 할아버지인 고 이병철 삼성그룹 회장으로부터 주식 9만여주를 물려받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경찰은 CJ 이 회장의 자금관리인인 이모(41)씨가 조직폭력배 출신의 박모(38)씨에게 건네준 자금의 출처를 조사한 결과, 이 자금이 삼성화재 주식 9만주가 입금됐던 계좌에서 흘러나온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삼성화재가 99년 1주를 10주로 액면분할했고, 20일 주가가 19만500원인 것을 감안하면 이 회장이 증여받은 주식의 가치는 현재 시가로 1,714억원에 달한다. CJ그룹은 이 회장의 개인자금의 실체가 드러나자 20년 넘게 탈루했던 증여세를 최근 전액 납부했다.
이 회장은 94~98년 CJ그룹이 삼성에서 계열분리되는 과정에서 주식을 순차적으로 처분했으며, 주식을 처분한 돈으로 CJ계열사 주식을 다시 매입한 뒤 임직원 명의의 차명계좌 90여개를 통해 관리한 사실도 드러났다.
자금관리인 이씨는 차명계좌에 들어있는 CJ주식과 주식 배당금 일부를 처분해 수표 300여장으로 100억원을 마련한 뒤, 조직폭력배 출신 박씨에게 건네준 것으로 밝혀졌다.
한편 경찰은 이 회장의 사법처리 가능성에 대해 "결정된 것이 아무 것도 없으며 지금으로서는 조사할 계획도 세우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차명계좌의 성격이 특별검사 수사를 받은 삼성그룹 비자금과 같다는 주장도 있으나, 반드시 그렇게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며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철환 기자 ch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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