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경제가 세계 금융위기의 직격탄을 맞아 2003년 사스(SARSㆍ급성중증호흡기증후군) 파동 이후 이어온 두자릿수 고속 성장을 멈추고 9.0%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이는 중국 경제가 본격적인 저성장 국면에 진입했음을 시사하는 것으로 중국 경제와 밀접한 관계에 있는 한국 경제에 상당한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리샤오차오(李曉超) 중국 국가통계국 대변인은 20일 3분기 중국 국내총생산(GDP)이 2분기의 10.1%에 비해 크게 낮아져 9%에 그쳤다고 발표했다. 전문가들의 예상치인 9.5~9.7%을 크게 밑도는 수치였다.
라샤오차오 대변인은 "세계 금융위기와 세계적 경제 침체가 중국 경제에 영향을 주기 시작했다"며 성장 둔화 배경을 설명했다.
중국의 성장 둔화는 수출 시장인 미국과 유럽의 침체로 인한 무역 감소, 이에 따른 공업생산 감소 등에서 비롯됐다. 국가통계국은 "3분기 수출의 경제 성장 기여도가 1.2%에 불과해 전년 동기 대비 절반에 그쳤다"고 밝혔다. 지난해 25.7% 였던 중국 수출 증가세는 올해 들어 21%로 크게 낮아졌고 9월 산업생산 상승률은 11.4%로 최근 6년간 최저치를 나타냈다.
이 상황은 산업 현장의 침체를 반영하고 있다. 대표적인 수출 업종인 완구업체의 경우 절반 가까이 문을 닫거나 생산을 중단한 상태이고, 산업생산의 지표인 철강업체들도 잇따라 감산을 결정하고 있다.
여기에 베이징(北京)과 상하이(上海)의 아파트 등 주택 거래 규모는 전년에 비해 각각 55% 38% 수직하락, 부동산 경기 침체도 본격화하고 있다.
스티븐 그린 홍콩의 스탠더드차타드 은행 분석가는 "이 추세라면 중국의 내년 수출 성장세는 0% 수준이거나 마이너스 성장을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블룸버그뉴스는 "중국의 4분기 성장률은 수출 축소 등으로 더욱 위축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예상, 4분기 이후 중국 경제의 성장률은 8%대 이하로 떨어질 가능성을 시사했다. 중국 경제가 8%대로 접어들 경우 사실상 경착륙 상황이 전개돼 세계 경제에 상당한 파장을 불러올 것으로 보고 있다.
베이징=이영섭 특파원 youn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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