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3분기 중국 경제성장률이 9%로 추락했다는 발표가 나오자 세계는 "예상은 했지만 올 것이 왔다"며 비장한 반응을 보였다.
벤 심펜도퍼 홍콩 로열 뱅크 오브 스코틀랜드 Plc 분석가는 "이제 세계 금융위기에 면역력을 가진 나라가 없다는 사실이 증명됐다"고 평했다. 5년간 두자릿수 호황을 구가하던 중국 경제의 저성장 사이클 진입은 베이징 올림픽 이후 금융위기의 한파가 몰려들 때부터 예고됐던 것이다. 미국과 유럽시장의 구매력이 급격히 떨어지면서 '세계의 공장' 중국이 급격히 활력을 잃었기 때문이다.
유럽과 미국 수출길이 막히면서 완구와 신발업체가 몰려 있는 광둥(廣東)성에서는 수만개의 기업이 이미 문을 닫았다. 홍콩 언론들은 광저우(廣州)를 중심으로 한 주장(珠江)삼각주에서 향후 3개월 이내에 250만명 이상이 일자리를 잃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중국 국내생산에서 64%의 비중을 차지하는 무역이 이렇게 힘을 잃으면서 더 이상 고속성장을 기대할 수 없게 됐다.
중국 실물경제의 척도인 부동산은 사정이 더욱 심각하다. 베이징 팡산취(房山區)에서 복층 아파트를 분양하는 한 업체는 "한 층을 사면 한 층은 덤으로 드립니다"라는 광고를 하며 '반값 분양'을 할 정도이다. 부동산 불패신화를 상징하는 광둥성 선전의 아파트 시세도 지난해 고점 대비 40% 폭락했다. 차이나 데일리는 "소비자들이 부동산 가격이 추가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면서 시장을 관망해 부동산 시장은 여전히 전망이 불투명하다"고 전했다. 중국 정부가 각종 부양책을 쏟아내더라도 부동산은 2010년까지 침체할 것이라고 신화통신은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4분기 이후의 상황에 더욱 긴장하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4분기 이후 중국 경제는 더 우울할 것"이라며 중국 경제의 저성장 국면 진입을 예고하기도 했다. 4분기 이후 성장률이 8%대 이하로 떨어지면 중국 경제의 경착륙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심지어 내년에는 중국 수출이 제로 성장을 할 것이라는 우울한 전망까지 있는데 만약 이것이 현실화하면 세계는 금융위기에 이은 '차이나 리스크'로 또 다시 흔들릴 가능성이 높다. 금융에 이어 실물경제가 꽁꽁 얼어붙는 빙하기가 찾아올 수도 있다.
이철성 한국은행 베이징사무소장은 "중국의 성장이 예상보다 빨리, 가파르게 떨어지고 있다"며 "그렇지만 다른 나라보다 경제정책 수단이 많아 8%대의 성장은 지속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베이징=이영섭 특파원 youn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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