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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초대석-Book cafe] '최범석의 아이디어' 패션디자이너 최범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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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초대석-Book cafe] '최범석의 아이디어' 패션디자이너 최범석

입력
2008.10.20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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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난 글을 읽는 것도, 쓰는 것도 좋아하지 않아요. 신문이건 잡지건 단 한 번도 구독한 적도 없고…."

막 책을 펴낸 저자가 하는 말치곤 좀 뜨악하다. 올해 서른한살의 패션 디자이너 최범석. 그의 옷처럼 그의 말도 직설적이고 심플하다. 동대문에서 원단 나르며 '몸으로 흡수한' 패션으로 세계 시장의 인정을 받은 비결도 그 솔직함일까.

<최범석의 아이디어> (푸른숲 발행)라는 제목의 책은 뭐라 규정짓기 힘든 장르의 물건이다. 자신에게 영감을 준 여러 예술 분야를 종횡무진 오가며 감상을 늘어놓더니, 일상과 관련한 소소한 이야기를 일기 쓰듯 적었다. 그리고 화려함 속에 감춰진 디자인 세계의 치열한 경쟁. 마지막 4분의 1쯤은 2007년 뉴욕 컬렉션 참관기다.

분방하게 펼쳐지는 사유의 원단에서 독자들이 오려 쓸 만한 옷감은 감각이 돋보이는 생각들. 예컨대 이런 것이다. '지저분함도 컨셉이다' '디자인에는 검정 띠가 없다' '즐겨야 보인다' 등등. 그런데 최범석 디자인의 멘털리티는 의외로 빈티지(vintage)에 뿌리를 내리고 있다.

"창작도 결국 순환인 것 같아요. 모든 것은 빈티지로 모아지게 돼요. 옛것이 100이라면 새것은 거기에 1이나 2를 더한 것이에요. 더하기 10, 20도 없어요. 그래서 전 아날로그로 만든 새로움이 좋아요. 하나를 만들기 위해 걸린 오랜 시간이 느껴지는 그런 것 말이죠."

남부럽잖게 '튀는' 디자이너로 인식되는 최범석이 빈티지에 집착하는 이유는 또 있다. 남들이 대학에서 디자인을 공부할 때 그는 거리에서 옷을 팔고 있었다. 그는 소위 제도권 디자이너가 아니다. "딱 100만원 갖고 홍대 앞에서 장사를 시작했어요. 그 돈으로 시작할 수 있는 유일한 아이템이 빈티지였죠."

책은 게걸스레 여러 문화매체를 흡수하는 최범석의 모습을 담고 있다. 스탠리 큐브릭, 길버트 앤 조지, 뷔욕, 바스키야를 그는 한 호흡에 빨아들인다. 비욘세의 한국 공연 뒤풀이 파티에서는 디제잉도 했다. 저러다 조로하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급하다. "남들 공부할 때 전 놀았잖아요. 그러니 빨리 흡수해야죠. 패션은 대중문화거든요. 날 마냥 부럽게 보는 사람도 있는 반면 워커홀릭이라 흉보는 사람도 있다는 걸 알아요. 하지만 중요한 건 내가 즐겁다는 사실이죠. 그 즐거움을 나누는 일이 패션이니까요."

유상호 기자

사진=배우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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