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금융위기 공동 대처와 새로운 국제 금융질서 수립을 위해 선진국과 주요 신흥시장국 정상들이 다음달 한자리에 모인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 주제 마누엘 바로소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18일 미국 메릴랜드주 캠프 데이비드에서 공동 성명을 내고 11월 미국 대선 직후 경제정상회담을 열자고 제안했다고 뉴욕타임스가 보도했다.
성명은 "국제정상회담은 현재의 위기에 대한 대처방안을 검토하고, 재발 방지를 위해 필요한 개혁의 원칙들에 대한 합의점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 정상회담에 11월 4일 치러지는 미국 대통령 선거의 당선자가 참석할지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하지만 공동성명 후 가진 공동기자회견에서 글로벌 금융위기 재발방지 대책을 놓고 미국과 유럽의 미묘한 입장차가 노출돼 국제정상회담이 순탄치 않을 것임을 예고했다.
바로소 집행위원장은 "전세계 차원의 새로운 금융질서를 만들어야 한다"며 국제정상회담에서 강력한 국제적 금융규제장치가 마련돼야 한다고 역설했다.
사르코지 대통령도 "전세계적 위기에는 전세계적 해결책이 필요하다"며 바로소 집행위원장과 입장을 같이 했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국제 신용등급 결정 과정의 개혁 나아가 새로운 국제결제통화체계의 수립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고 AP통신은 보도했다.
이번 금융위기에서 탁월한 수습능력을 보인 고든 브라운 영국 총리도 세계 30대 금융기관의 국경간 거래에 대한 감시체계 강화를 비롯한 글로벌 자본주의 체계의 근본적 변화를 제안하는 등 유럽 주요국들은 한목소리로 금융시장에 대한 국제적 규제강화를 주장했다.
반면 부시 대통령은 "현재의 국제 금융체계를 재검토하되 시장 기업 교역의 자유를 근간으로 한 민주적 자본주의의 근본은 약화할 수 없다"는 소극적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번 회담에서 유럽측은 주요8개국(G8) 정상회담을 제안했으나 부시 대통령이 중국 인도 등 신흥국을 포함시켜야 한다고 수정 제안한 것은 규제 강화를 요구하는 유럽의 목소리를 희석하려는 의도인 것으로 보인다.
회담 주체를 놓고도 미국과 유럽의 신경전이 있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사르코지 대통령과 회담 후 금융위기 관련 국제회의를 12월초 유엔본부에서 열 것을 제안했다. 하지만 백악관은 18일 이를 즉시 거부하고 미국이 회담을 주최하겠다고 밝혔다.
정영오 기자 young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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