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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람스 바이러스'에 빠져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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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람스 바이러스'에 빠져볼까요

입력
2008.10.20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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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면 생각나는 작곡가, 브람스(1833~1897). 많은 사람들이 그를 떠올린다. 브람스 음악이 지닌 중후하면서 내면적인 성향이 낙엽 지는 가을의 우수 어린 낭만과 잘 어울리기 때문이다.

그가 살았던 북독일의 스산한 날씨와, 평생 독신으로 살며 슈만의 아내 클라라를 마음으로 사랑한 이야기도 브람스를 늦가을 풍경 속으로 끌어들인다.

지휘자 장윤성씨는 "브람스 음악은 밝고 화려한 게 아니라 마음 속 깊이 꿈틀거리는 표현이 많다. 자극적이지 않으면서 음향의 폭이 넓고 깊어 여운이 길다"고 말한다.

음악 칼럼니스트 최은규씨도 "베토벤은 고통을 외향적으로 폭발시키는 반면 브람스는 내면으로 거둬들인다"며 "어둑어둑한 가을날, 커피 한 잔 마시면서 듣고 싶어지는 음악"이라고 말한다. 올 가을 브람스를 들을 수 있는 음악회를 소개한다.

▲ 베를린필 & 사이먼 래틀 내한공연

브람스 교향곡 4개를 2곡씩 이틀간 모두 연주하는, 브람스의 정수를 만끽할 최상의 무대다. 우리 시대 최고의 지휘자와 최고의 오케스트라가 들려줄 브람스인 만큼 기대가 클 수밖에 없다. 베를린필은 브람스 생전에 그의 교향곡 3번을 초연한 악단이기도 하다. 11월 20, 21일 오후 8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02)6303-7700

▲ 2008 대한민국 국제음악제의 브람스

한국음악협회가 22~25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주최하는 행사로 오케스트라 연주 프로그램에 브람스 곡이 3개 들어 있다. 22일 개막 공연에서는 KBS교향악단이 안드레아스 델프스의 지휘로 교향곡 2번을 연주한다.

특히 25일 폐막 공연은 브람스 피아노협주곡 1번, 2번을 한꺼번에 들을 수 있는 드문 기회다. 브람스 연주에 탁월하고 외모조차 브람스를 닮은 독일 피아니스트 게르하르트 오피츠가 김봉이 지휘하는 성남시향과 협연한다. 공연 시각 오후 8시. (02)3436-1311

▲ 코리안심포니 '가을에 만나는 브람스'

모든 곡을 브람스로 구성한 음악회다. 박은성의 지휘로 '대학축전' 서곡, 피아노협주곡 1번, 교향곡 1번을 연주한다. 피아노 협연자는 올리버 코넬리우스 케른이다. 31일 8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02)523-6258

▲ 프라임필 가을 음악회

브람스의 교향곡 4번을 메인 프로그램으로 연주한다. 장윤성의 지휘로, 드보르자크 카니발 서곡과 첼로협주곡도 들려준다. 첼리스트 송영훈이 협연한다. 11월 8일 오후 7시30분 군포시 문화예술회관. (031)392-6419

● 브람스의 4개 교향곡

브람스는 43세가 되어서야 1번 교향곡을 내놨다. 20대 초반에 착상해 완성까지 무려 21년이 걸린 걸작이다. 튜바와 트롬본의 낮고 어두운 소리가 우울하게 들리는 2번에서 브람스는 철학적인 질문을 던진다.

'왜 고통받는 자에게 빛을 주시는가'(성서 욥기의 한 구절)라고. 3번의 3악장, 귀에 쏙 들어오는 아름다운 선율은 프랑수아즈 사강의 원작소설로 만든 영화 '브람스를 좋아하세요'에 쓰이기도 했다.

브람스 최후의 교향곡 4번은 흔히 '가을의 교향곡' '체념의 교향곡'으로 불린다. 브람스가 52세에 쓴 이 곡은 인생의 가을에 느끼는 고독감 속으로 한없이 침잠한다.

듣고 있으면 총천연색이던 세상이 갑자기 흑백으로 바뀌는 것 같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브람스 자신은 죽기 1년 전 이 곡의 악보 1악장의 첫 네 마디에 이렇게 썼다. '오 죽음이여, 죽음이여.'

오미환 기자 mh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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