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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동문지구대 김휘상 경위-이순희 순경… 아들도 경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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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동문지구대 김휘상 경위-이순희 순경… 아들도 경찰

입력
2008.10.20 0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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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아버지와 며느리가 같은 경찰서 내 지구대에서 함께 근무하게 돼 화제다.

주인공은 경기도 수원중부경찰서 동문지구대 순찰3팀장 김휘상(54) 경위와 같은 지구대 관리반 이순희(28) 순경.

이들이 처음부터 시아버지와 며느리 사이로 만난 것은 아니었다.

올 3월 동문지구대로 발령 받은 김 경위는 관리반에서 지구대 살림을 꼼꼼히 챙기는 이 순경을 보고는 내심 서울 서초경찰서에서 근무하는 장남 김 민(29) 순경이 퍼뜩 떠올랐다. 싹싹한 성격인데다 생떼를 부리는 민원인들에게도 슬기롭게 대처하는 모습에 '맏며느리 감'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2개월 동안 이 순경을 지켜본 김 경위는 결국"우리 아들이 경찰학교를 1등으로 졸업했어. 해병대 출신인데 경찰청장배 체포술 대회에 나가서 우승도 했다니까. 선남선녀끼리 한번 만나 보는 게 어때."라며 아들 얘기를 꺼내고야 말았다.

아버지 같이 대해주는 직상 상사의 권유를 뿌리치지 못해 떼밀리 듯 맞선 자리에 나간 이 순경이었지만 5월 김 순경을 만나 첫눈에 반했다. 이들은 5개월의 열애 끝에 지난 11일 백년가약을 맺었고 보기 드문 경찰가족이 탄생했다.

새색시 이 순경은 "경북 영주가 고향이고 수원은 처음이라 낯설었는데 시아버님이 너무 잘 대해주셔서 지구대 생활이 고향 집 같다"며"남편도 아버님을 빼 닮아 평생 반려자가 되기로 마음을 먹었다"며 수줍게 웃었다. 신혼의 단꿈에 푹 빠져 있는 이 순경은 "맏며느리지만 지구대 근처 아파트에 신접살림을 차리도록 도와주시고 벽지까지 손수 발라주셔서 시아버님께 너무 감사하다"며 "며느리 사랑은 시아버지라는 말이 실감난다"고 자랑을 늘어 놓았다.

야무진 경찰을 며느리로 맞이한 시아버지 김 경위 역시 "4교대 근무로 나흘에 한 번 꼴로 주간근무를 같이 하는데 좀 쑥스러울 것 같다"면서도 흐뭇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이범구 기자 gogum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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