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관공 조'를 두고 존 매케인 공화당 후보와 버락 오바마 민주당 후보 지지자 사이에 신경전이 날카롭다. '배관공 조'는 15일 미 대선후보의 마지막 토론회에서 매케인과 오바마가 그 이름을 수 차례 거론하면서 하루아침에 유명인사가 된 인물이다. 토론 후에도 매케인 지지자들은 그를 '보수주의자의 영웅' 취급하고 있는 반면 오바마 지지자들은 그가 무면허에다 세금을 체납한 공화당원임을 부각하고 있다.
13살짜리 아들을 둔 이혼남인 그의 실제 이름은 새뮤얼 워젤버커(34). 그는 이번주 초 오바마 후보가 토론회를 앞두고 오하이오 톨리도를 방문했을 때 "오바마의 세금정책은 나 같은 영세업자를 벌주는 것"이라며 오바마를 비판했고, 매케인 후보는 토론회에서 오바마의 조세정책을 비판하는 사례로 그를 집중 거론했다.
하지만 정작 미국 배관ㆍ스팀난방공 협회는 토론회 다음날인 16일 "워젤버커가 배관공 면허가 없으며 협회 회원도 아니다"라고 밝혔다. 협회측은 "면허가 없으면 그가 있는 톨리도에서 일할 수 없고 다만 숙련공 면허를 가진 사람에게 고용돼 일하거나 면허가 필요 없는 일을 해야 한다"며 "그가 배관공인 것처럼 내세워 상황이 이렇게 된 것은 업계 전체를 위해서도 부끄러운 일"이라는 입장을 전했다.
이 협회는 이번 대선에서 일찌감치 오바마 지지를 선언한 단체. 때문에 이 협회의 대응은 공화당 지지 성향을 보인 워젤버커에 대한 탄핵적 성격을 지니고 있다. 실제로 워젤버커는 3월 예비선거 때 공화당원으로 등록했다.
워젤버커는 이날 톨리도 외곽의 자신의 집 앞에서 면허가 없다는 것을 시인한 뒤 그러나 "다른 사람 밑에서 주택관련 일을 하기 때문에 면허가 필요한 것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그는 또 "나는 연줄도 없으며 (영화배우) 맷 데이먼도 아니다"며 "더 이상 나를 바보로 만들고 싶지 않을 뿐"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AP통신에 따르면 워젤버커는 또 1,182달러의 개인소득세를 체납해 오하이오 세무당국이 현재까지 그의 재산에 대해 유치권을 설정해 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토론회를 통해 워젤버커의 이름이 미 전역에 알려지면서 그의 집 앞에는 수십명의 취재진이 장사진을 치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워젤버커는 이미 ABC 방송의 시사 프로그램에 출연, 이번 선거에서 누구를 찍을 것이냐는 질문에 "개인적인 결정"이라고 하는 등 언론의 집중적인 조명을 받고 있다.
이날 토크쇼 프로인 '데이비드 레터맨'에 출연한 매케인 후보는 "아직 워젤버커와 얘기해보지 못했다"며 토론회 때의 오바마 후보를 흉내내 "조, 당신이 보고 있다면 미안하다"고 해 그가 뜻하지 않게 언론의 관심을 받게 된 것에 대해 사과했다.
워싱턴=황유석특파원 aquariu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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