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 행정부에서 고위직을 지냈으며, 존 매케인 공화당 대통령후보의 유력한 러닝메이트로 거론됐던 '공화당 맨' 콜린 파월 전 국무장관이 버락 오바마 민주당 후보에 대한 지지를 선언했다. 여기에 유력 일간지들도 잇따라 오바마 지지를 선언하고 있어, 힘겨운 추격전을 벌이고 있는 매케인 후보가 더욱 궁지에 몰리고 있다.
파월 전 국무장관은 19일 미국 NBC방송 '언론과의 만남'프로그램에 출연해 "오바마 후보가 전환기에 적합한(transformational) 대통령이 될 것이며, 이런 이유에 오바마 지지한다"고 선언했다고 APㆍAFP통신이 보도했다. 파월은 "매케인과 오바마 모두 국가 최고통수권자가 될 자질을 갖췄으나 직면한 미국의 경제위기를 해결하고 세계에서 미국의 지위를 개선하는 데는 오바마가 더 적합한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파월은 사라 페일린 공화당 부통령후보가 위기시 대통령직을 수행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생각하지 않으며, 매케인이 페일린을 러닝메이트로 삼은 것에 실망했다고 밝혔다. 파월은 자신의 오바마 지지선언을 인종적 선입관으로 바라보는 시각을 의식해 "흑백 혼혈인 오바마 후보가 11월 4일 대선에서 당선된다면 흑인 뿐 아니라 전 미국인들이 자부심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매케인 후보는 "항상 파월장군을 존경해왔으며 오랜 친구 사이"라며 "파월이 어떤 결정을 했어도 놀라지 않는다"고 폭스뉴스에 밝혔다. AFP는 "파월의 오바마 지지선언이 매케인 진영에 커다란 좌절을 안겼다"고 평가했다.
4성 장군 출신인 파월은 조지 W 부시 대통령 행정부에서 초대 국무장관을 지냈다. 아버지 부시 대통령 집권 때는 흑인 최초 합참의장으로 걸프전을 지휘했으며 레이건 정부 때는 국가안보담당 보좌관을 역임한 전형적인 '공화당 맨'이다. 따라서 안보와 국방에서 화려한 경력을 쌓은 파월이 오바마를 지지한다면 이 분야의 경험이 일천한 오바마의 약점을 보완하는 데도 큰 힘이 될 것으로 보인다. 오바마 진영에서는 파월이 민주당 내각에 합류할 가능성은 적지만, 해외특사로 활동할 수는 있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오바마 의원은 파월과 외교ㆍ군사 문제에 대해 자주 협의를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편 워싱턴포스트와 영국의 더 타임스가 오바마 지지 선언을 한데 이어 로스앤젤레스 타임스도 17일 "오바마를 주저 없이 대통령으로 지지한다"는 사설을 내보냈다. 이 신문은 "오바마가 역경 속에서도 품위를 잃지 않는 지도자를 찾는 시대적 요구에 부응한다"면서도 존 매케인 공화당 후보에 대해서는 "세라 페일린 알래스카 주지사를 러닝메이트로 지명한 것은 단기 전술일 뿐 무책임한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18일에는 창간 160년 역사상 한번도 민주당을 지지한 적이 없는 중서부 지역의 대표지 시카고 트리뷴이 처음으로 버락 오바마에 대한 지지를 선언해 미국 언론계의 적지 않은 파장을 불러왔다. AP통신, CBS방송, 폭스뉴스 등은 시카고 트리뷴의 오바마 지지 선언을 주요 기사로 다루기도 했다.
시카고 트리뷴은 사설에서 매케인이 '수준 미달의' 페일린을 부통령 후보로 지명한 것을 중대한 판단착오로 지적하며 "매케인은 국가가 아닌 선거를 위한 선택을 했다"고 비판했다. 반면 오바마 후보에 대해서는 "미국을 이끌 수 있는 강력한 지도자"라며 "우리가 보장할 수 있는 인물"이라고 한껏 추겨 세웠다.
워싱턴=황유석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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