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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광의 길 위의 이야기] 로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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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광의 길 위의 이야기] 로또

입력
2008.10.20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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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역전(중산층으로 발돋움)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로또밖에 없다고 득도한 것이 석 달 전!(너무 늦었나?) 그때부터, 당첨 확률이 극히 희박하다지만, 그래도 꾸준하게 사서 열심히 갈구하면(돼지꿈을 꿀 정도로!) 언젠가 한 번은, (가슴에 손을 얹고 말하건대 1등은 바라지도 않고) 3등에 당첨돼서 거금을 만져볼 수 있으리라는 생각을 실천에 옮기고 있다. 가끔 두려워하기도 한다.

정말로 당첨이 되면 어떻게 하지? 당첨이 돼서 편안하게 잘 산다는 사람 얘기는 못 들어보고, 당첨이 되는 바람에 가족 친구 직장 심지어 생활까지 잃고 엉뚱한 데에 돈도 다 낭비하고 폐인이 되었다는 얘기만 잔뜩 들은 탓이다.

살 때 요행수나 바라고 사는 자 같아 약간 부끄럽고, 확률 거의 없는 것을 희구하니 멍청이 같고, 결코 되지 않으니 허무하고, 돈은 돈대로 아깝고, 막상 된다 해도 걱정이 앞서는, 한 마디로 돈만 빼앗아가고 사람을 한심하게 만드는 로또! 결코 좋다고 말할 수 없는, 나쁜 로또(똑같이 국가가 주도하는 일인데도 로또는 욕도 안 먹는다. 담배는 날마다 욕먹는데). 펀드 파탄과 환율 널뛰기, 순식간에 많은 이들이 화를 당했다. 중산층은 서민으로, 서민은 빈민으로 내려앉았다. 로또만 잘 팔리겠다.

소설가 김종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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