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 상금 1억원이 걸린 결승전에 진출할 수 있는 티킷 두 장을 놓고 막판 순위 경쟁이 치열한 명인전 본선 리그에서 이른바 '고춧가루 부대'가 맹위를 떨치고 있다.
며칠 전에는 연승을 질주하던 이세돌이 최명훈에게 불의의 일격을 당하더니 이번에는 이창호가 목진석에게 뜻밖에 덜미를 잡혔다.
14일 바둑TV에서 열린 제36기 하이원배 명인전 본선 리그 제38국에서 목진석이 이창호에게 불계승을 거뒀다. 목진석은 당시 리그 전적 3승5패로 이미 탈락이 확정돼 이 바둑을 이기나 지나 별 관계가 없는 상황.
하지만 그동안 이창호에게 8연패를 당한 치욕을 씻으려는 듯 마지막 본선 대국에서 괴력을 발휘, 갈 길 바쁜 이창호의 발목을 잡은 것이다.
이로써 이창호는 리그 전적 4승3패가 돼 결승 진출이 쉽지 않게 됐다. 이창호는 앞으로 이세돌 원성진과의 대국을 남기고 있는데 여기서 모두 이겨야 다시 동률재대국을 벌여 결승 진출을 다툴 수 있다.
만일 한 판이라도 진다면 자동적으로 이세돌과 원성진이 결승에 올라가게 된다. 따라서 그동안 이세돌 원성진 이창호의 3파전이었던 결승행 본선 레이스가 사실상 이세돌 원성진의 동반 진출 쪽으로 좁혀진 셈이다.
이가운데 유일하게 6승(2패)을 기록하고 있는 원성진은 이창호와의 대국에서 진다고 해도 최소한 동률재대국을 벌일 수 있으므로 가장 유리한 입장이다. 또 조한승 조훈현 이창호와의 대국을 남기고 있는 이세돌(5승1패)은 2승1패를 거두면 결승행이고 1승2패면 역시 동률재대국이 가능하다. 그러나 최악의 경우 세 판 모두 진다면 물론 탈락이다.
한편 현재 나란히 5승3패를 기록하고 있는 조한승과 강동윤은 이창호의 선전을 기대하며 가슴 졸이고 있는 상황이다. 혹시나 이창호가 이세돌과 원성진을 모두 이길 경우 그들도 잘하면 동률 재대국에 합류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한편 15일에 열린 본선 리그 제39국에서는 조훈현이 최명훈에 승리했다. 이로서 조훈현은 리그 전적 3승5패, 최명훈은 2승6패가 됐다.
박영철 객원 기자 indra0361@hk.co.kr
아침 지하철 훈남~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