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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미술간 경계 허물기 활발/ 붓으로 칠해진 소설, 펜으로 쓰여진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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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미술간 경계 허물기 활발/ 붓으로 칠해진 소설, 펜으로 쓰여진 그림

입력
2008.10.20 0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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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과 미술의 소통이 부쩍 활기를 띠고 있다. 텍스트와 이미지라는 이질적인 표현수단에도 불구하고 문학과 미술은 본원적으로 서로의 예술적 상상력을 자극해왔다.

근대 이전의 미술이 그리스ㆍ로마신화와 성서라는 문학 텍스트 없이는 존재할 수 없었다면, 최근에는 화가와 미술작품을 소재로 한 많은 소설이 쏟아지고 있는 것이 이를 잘 보여준다. 요즘 우리 문단과 출판계에서도 두 장르의 결합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 눈으로 감상하는 문학

문학사랑과 대산문화재단, 교보문고는 국내의 중요한 문학작품을 소재로 한 미술작품을 인터넷으로 감상할 수 있는 인터넷 사이트 '문학미술관'(가칭)을 이르면 이달말 개설한다. 2004년부터 문학사랑이 10여 차례 개최했던 '문학그림전'에 전시됐던 작품으로 모두 300여점에 이른다.

<여름사냥> <객주> <화척> <홍어> 등 김주영의 작품을 소재로한 서양화가 이두식씨의 작품 , <병신과 머저리> <별을 보여드립니다> <당신들의 천국> 등 이청준의 소설을 소재로 한 김선두씨의 서양화, <장길산> <삼포 가는 길> <오래된 정원> 등 황석영의 작품을 소재로 한 민정기씨의 작품, <사랑> <꽃피는 저녁> <별똥별> 등 정호승 시인의 시를 테마로 한 박항률씨의 시화를 감상할 수 있다.

이밖에도 캔버스에 옮겨진 박완서, 김지하, 윤후명, 김용택, 안도현 등 국내 대표적 소설가ㆍ시인의 작품을 사이버공간에서 만날 수 있다. '문학미술관'에 접속하면 무료로 이 그림들을 파일과 스크린세이버 형태로 다운로드받을 수 있다.

곽효환(41) 대산문화재단 사무국장은 "열악한 상태에 놓인 기초예술인 문학과 미술이 서로에게 영감을 주면서 활성화할 수 있는 돌파구가 되기를 기대한다"며 "문학과 미술이 각각 새로운 형태로 독자를 만날 수 있다는 점에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 소설로 읽는 미술

다빈치의 '최후의 만찬'에 숨겨진 암호를 풀어낸다는 형식의 <다빈치 코드> (2004), 베르메르의 동명 작품으로 화가의 삶과 예술세계를 조명한 <진주귀걸이 소녀> (2003) 등은 미술과 문학의 결합을 통해 장기 베스트셀러 목록에 오른 작품들이다. 이런 소설들의 성공에 자극받아 미술작품과 화가에 얽힌 비밀을 문학적 상상력을 발휘해 풀어낸 대중소설들이 쏟아지고 있다.

반고흐 최후의 2개월을 고흐의 마지막 연인이었던 마르게리트의 목소리로 풀어가는 <반고흐의 마지막 연인> (2007), 천재화가 신윤복이 여자였다는 가정 하에 그 생애와 작품의 미스터리를 다룬 <바람의 화원> (2007), 2차 세계대전 중 파리를 배경으로 암약하는 그림위조자들의 세계를 그린 <위조자> (2007), 렘브란트의 그림을 단서로 전개되는 소설 <렘브란트의 유령> (2008) 등 화가와 미술작품은 출판계의 중요한 키워드가 됐다.

미술가의 생애를 픽션 형태로 재가공한 '아트 픽션' 시리즈를 기획한 아트북스의 손희경(34) 편집팀장은 "대형 미술전시회의 성공이 보여주듯 미술에 대한 대중의 높아진 관심, 미술에 대한 교양을 미술사 서적 대신 읽기 쉬운 소설로 쌓고 싶어하는 젊은 독자들의 경향, 상상의 여지가 많고 드라마틱한 화가들의 생애 등이 결합돼 앞으로도 이같은 추세는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근 이상과 서정주의 시를 소재로 한 '시와 몸과 그림' 전을 연 서양화가 염성순(47)씨는 "이같은 문학과 미술의 퓨전은 인문학의 위기를 헤쳐갈 수 있는 대안도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염씨는 "인간의 삶이 그러하듯 역사에서도 예술통합이 환영받는 시기와 배척받는 시기가 반복되는데, 현재는 문학과 미술의 경계 허물기가 각광받는 시대"라며 "젊은 독자들이 활자보다 시각적 이미지에 더 친숙한 만큼, 문학ㆍ문화평론이나 사회과학 서적에도 미술작품을 결합시킨다면 좀더 호소력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왕구 기자 fab4@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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