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선동열 감독은 지난 시즌 후 14년 붙박이 내야수 김한수(37)를 은퇴 시켰다. 또 올시즌 초반엔 주포 심정수가 부상에 신음하자 주저 없이 수술을 결정했다. 선 감독은 그만큼 믿는 구석이 있었다.
올해 각각 상무와 경찰청을 제대하고 복귀한 내야수 박석민(23)과 외야수 최형우(25)에게 확신을 가졌기 때문이다. 박석민은 2004년 대구고, 최형우는 2002년 전주고를 졸업하고 삼성에 입단했다. 기대를 모았지만 가능성만 비쳤을 뿐 자리는 잡지 못했다. 그러나 둘은 군대에서 2년 동안 훌륭한 재목으로 성장해줬다. 박석민과 최형우는 올시즌 붙박이 4, 5번에 배치돼 삼성의 타순을 이끌었다.
‘선동열의 황태자’ 박석민과 최형우가 ‘보은의 1승’을 합작했다. 3번 타자 박석민은 선제 결승 2타점 2루타를 비롯해 4타수 2안타 2타점, 5번 타자 최형우는 쐐기 3점 홈런 등 4타수 1안타 3타점을 올렸다. 이날 삼성이 얻은 6점 중 5점을 박석민과 최형우가 만든 것이다.
19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삼성-두산의 플레이오프(7전4선승제) 3차전. 삼성은 0-0이던 3회말 2사 1ㆍ2루에서 박석민이 두산 선발 이혜천의 초구 143㎞짜리 낮은 직구를 퍼올려 중견수 키를 넘기는 2타점 2루타를 뿜었다.
지난 11일 롯데와의 준플레이오프 때 홈 슬라이딩을 하다가 갈비뼈 미세 골절상을 입은 박석민은 앞선 1, 2차전에서는 대타로 한 번밖에 못 나왔다. 하지만 이날은 배에서 가슴까지 붕대를 친친 감고 선발 출전하는 투혼을 발휘, 결승타를 때렸다.
1차전에서 3타수 무안타의 부진을 털고 2차전에서 5타수 2안타로 페이스를 끌어올린 최형우는 2-1로 쫓긴 6회말 1사 2ㆍ3루에서 두산의 두 번째 투수 김상현의 초구 몸쪽 118㎞짜리 커브를 당겨 오른쪽 담장을 넘겼다. 최형우는 경기 MVP에 선정, 상금 100만원을 덤으로 챙겼다.
삼성의 6-2 승리. 이로써 1차전 역전패 후 2연승을 달린 삼성은 남은 4경기에서 반타작만 해도 2년 만에 한국시리즈에 진출하게 된다. 반면 두산은 3승을 해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됐다. 더구나 4, 5차전(이상 18시)은 적지인 대구에서 열린다.
기동력과 응집력이 트레이드마크인 두산이지만 이날은 찬스마다 후속타가 터지지 않아 내내 애를 태웠다. 두산은 안타(13-9)와 4사구(6-3)에서 삼성을 크게 앞섰지만 잔루가 무려 15개나 됐을 정도로 극심한 집중력 부족에 시달렸다. 4차전에서는 이상목(삼성)과 김선우(두산)가 선발 투수로 나선다. 한편 이날 대구구장은 1만2,000석 매진을 기록, 플레이오프 8경기 연속 매진행진을 이어갔다.
양팀 감독의 말
▲삼성 선동열 감독=운이 굉장히 많이 따라준 경기였다. 3회와 8회 2사 만루 위기에서 두산 김현수가 잘 때린 타구가 다행히 야수 정면으로 갔다. 선발 윤성환은 5회까지 어떻게 해서든 버텨주길 기대했는데 5회까지 잘 막아줬다. 박석민과 최형우가 중요한 때 정말 잘해줬다.
▲두산 김경문 감독=찬스가 많았는데 그때마다 타자들이 소극적으로 물러나 아쉽다. 선발 이혜천은 잘 던졌는데 가끔 공이 몰릴 때가 있었다. 그때 박석민에게 적시타를 얻어맞았다. 4차전에선 선발 김선우가 잘 막아주리라 믿는다. 꼭 이겨서 팬들을 실망시키지 않겠다.
체크포인트(PO 3차전)
▲PO 8경기 연속매진, PS 대구 2경기 연속매진 ▲삼성 PS 대구 3연승 ▲권혁 PS 통산 최다홀드(6개) ▲신명철 PO 3경기 연속 2루타 ▲양준혁 PS 9경기 연속안타 끝 ▲두산 PS 대구 4연패 ▲이혜천 PS 통산 최다경기(39경기), PO 통산 최다경기(19) 출전
양준호 기자 pires@hk.co.kr
허재원기자 hooa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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