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장ㆍ냉동식품 브랜드 '종가집'과 종합식품 브랜드 '청정원'으로 유명한 대상FNF㈜가 '내 고장 사랑운동'에 동참키로 했다. 첫 프로젝트는 전남 신안군이 한국 최고의 마늘 가공공장을 지을 수 있도록 총체적으로 지원하는 일이다.
신안군은 화려한 서해 낙조로 유명한 암태면 신석리에 연면적 7,221m² 규모에 하루 생산량 4~5톤인 깐 마늘 및 다진 마늘 가공공장을 건설 중이다. 11월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신안군은 마늘 가공공장을 기획하자마자 심각한 난관에 봉착했다. 신안군의 기술력으로는 대기업에 납품할 수 있는 수준의 제품을 생산하기가 어렵다는 점이었다. 때마침 '내 고장 사랑운동'의 취지에 공감, 적극 참여키로 한 대상FNF가 신안군의 고민을 듣고 흔쾌히 손을 내밀었다.
깐 마늘과 다진 마늘의 품질을 최고 수준으로 올리려면 공정 하나 하나에 고도의 기술이 필요하다. 특히 작업장은 물론, 저장창고까지 냉장ㆍ저온시설을 설치해 신선도를 유지하기가 쉽지않다. 또 주변에 갯벌생태공원이 위치해 공장의 건조ㆍ소각시설을 친환경적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어려움도 있다.
대상FNF는 자신들이 생산업체들을 관리하며 얻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설계부터 시공까지 공장 건설 업무를 도맡아 처리해 주고 있다. 회사 직원들이 거의 매주 신안군으로 내려가 도움을 주고 있다. 뿐만 아니라 여기서 깐 마늘과 다진 마늘이 생산되면 대상FNF는 전량 구입해 '종가집' 김치의 재료로 사용할 예정이다. 회사는 좋은 재료를 확보할 수 있고, 신안군은 고정적 판로를 찾았으니 그야말로 '윈ㆍ윈'이다.
신안군에서 구입하는 재료는 이뿐 아니다. 대상FNF 이문희 대표이사는 지난해 말 신안군 압해면 배추재배단지를 방문, 1박2일 간 머물면서 배추를 구매했다. 이것이 인연이 돼 지금까지 배추 천일염 새우젓 가공마늘 등 식재료 16억5,500만원 어치를 신안군에서 샀다. '내 고장 사랑운동' 참여를 계기로 대상FNF는 구입 규모를 획기적으로 늘려갈 방침이다. 올해 월동 배추의 경우 압해면과 협력해 생산이력관리제를 도입, 품질과 안전성을 동시에 확보하고 일본 수출용 김치에 활용할 계획이다.
대상FNF는 신안군과 함께 이 지역에서 생산되는 깨끗한 천일염과 인근의 천연 무공해 갯벌을 활용해 아토피 질환을 치료해 주는 프로그램도 추진 중이다. 또 신안군 농수특산품 특별판매 웹페이지 개설, 명절 특산품 사주기, 흑산도 홍어축제 홍보, 임직원 및 고객의 농촌체험 팸투어 등 다양한 돕기 사업도 벌이기로 했다.
이 사장은 "신안군은 기후와 토양 등 재배 여건이 좋아 친환경을 모토로 내세우는 대상FNF이미지와 잘 맞는다"며 "기술지도 및 계약재배 확대, 가공공장 설립 등 신안군과의 교류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이은호 기자 leeeun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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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울산 중구문화원 설립 성전사 대표
울산 중구 태화동 412의 19 ㈜성전사. 플랜트, 전기, 계측제어 등 시공부문에서 전국적 명성을 갖고 있는 이 회사 건물에는'중구문화원' 간판이 하나 더 걸려있다. 2000년부터 7월까지 8년간 중구문화원장을 지낸 김철(64ㆍ사진) 대표가 건물 1층과 3층을 통째 지역 문화공간으로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곳에서는 매주 서예를 비롯해 10여개 문화강좌가 진행돼 동네 주민들로 북적거린다.
올해로 창립 40년째인 ㈜성전사는 1만개가 넘는 국내 전문건설업체 가운데 수주랭킹 40위권의 중견업체다. 본사만 울산에 있을 뿐 돈은 전국 10여개 사업장에서 벌어온다. 다른 향토기업처럼 고향의 덕을 보거나 진 빚이 별로 없다. 한눈 팔지 않은 덕분에 지속적인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었고, 세금과 고용으로 지역을 살찌우는데 일조했다.
일 외에는 다른 생각을 할 겨를이 없었던 김 대표가 본격적으로 지역 문화에 눈을 뜬 것은 8년 전이다. 울산의 뿌리나 마찬가지인 중구에 문화원 하나 없다는 자괴감에 오기가 발동해 중구문화원을 만들었고, 주변의 권유로 원장까지 맡으면서 향토사랑에 푹 빠졌다.
그의 지역 사랑은 남다르다. 연초에는 정월 대보름큰잔치, 3~5월 놀이터문화제, 4월 백일장, 6월 문화유적답사, 10월 가을음악회 등 매달 자비로 다양한 문화행사를 펼치고 있다.
2004년에는 자신의 호를 딴 랑제문화장학재단을 설립한 뒤 문화상을 제정했다. 부문별 수상자에게 500만원씩 지원하고 중ㆍ고ㆍ대학생 장학사업도 펼치고 있다. 그가 출연한 5억원이 장학기금이며, 매년 개인소득의 10%를 기부하는 식으로 자산을 불리고 있다. 문제청소년 선도를 위한 푸른장학재단 지원(연간 5,000만원), 울산대 발전기금(3,000만원) 등 다른 기부에도 적극적이다.
지역 문화와 정체성 확립에 대한 애착도 남달라 외솔 최현배 선생 기념사업추진위원장을 6년째 맡아 생가복원과 기념관 건립을 이끌고 있다.
또 '영남3루'로 꼽혔던 태화루 복원 범시민협의회 공동대표를 맡고 사라진 지역민속놀이 '병영서낭치기'를 복원하는가 하면 향토문화연구소를 설립하는 등 문화유산을 찾고 가꾸는 일에는 늘 맨 앞줄에 나선다.
울산상의 부회장을 맡고 있는 김 대표는 "몇 년 후 복원될 태화루를 생각하면 가슴 벅찬 희열에 종종 잠을 설친다"며 "지역을 사랑하는 활동을 펼칠수록 보람과 묘미가 함께 느껴진다"고 말했다.
울산=목상균기자 sgm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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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지혜 "고향위해 뭔가 할 수 있어 기뻐"
그룹 캣츠의 리드싱어 김지혜(22)씨는 '내 고장 사랑운동'에 대한 설명을 듣자마자 흔쾌히 동참을 약속하면서 오히려 "고맙다"고 했다. 어린 시절의 추억이 가득한 고향(경기 의왕시)과 연결해주는 통로를 만들어주었다는 이유다.
그는 "겨울이면 꽁꽁 어는 집 앞 모락산에서 종이상자로 친구들과 썰매를 타다가 넘어져 이마에 혹이 나곤 했다"면서 "그 아련한 추억이 스며있는 내 고향을 위해 뭔가를 할 수 있게 돼 너무 기쁘다"고 말했다.
그의 고향은 엎어지면 코 닿을 곳이지만 그리움은 짙다. 고등학교 시절부터 가수 훈련을 받느라 가족과 떨어져 여의도에서 지내왔기 때문이다. 오랜만에 집으로 갈 때면 모락산 동산이 그 자리에 있는 것만도 너무 감사하다고 하니 고향을 돕자는 내 고장 사랑운동은 자기 일처럼 느껴진다고 한다.
내 고장 사랑운동이 그의 첫 자선활동은 아니다. 이미 강수연, 유리상자, 솔비, SS501 등 연예인 100여명으로 구성된 자선단체 '별똥별'의 홍보대사로 활동중이다. 여러 차례 바자회를 열어 어려운 아이들을 돕기도 했고 28일에는 서울 잠실 실내체육관에서 원더걸스, 슈퍼키드 등 동료 가수들과 함께 자선 콘서트도 가질 예정이다.
내 고장 사랑카드는 김씨의 첫 신용카드다. 그는 "제가 부족해서 아직 큰 자선을 하기는 힘들지만 일상 속에서 고향을 돕는 내 고장 사랑카드는 열심히 쓰겠다"고 말했다.
진실희 기자 trut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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